남편으로부터 성인방송 촬영을 강요받는 등 학대 당한 끝에 세상을 떠난 임모씨의 결혼사진. [MBC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내를 자택에 감금한 채 성인방송에 출연하도록 강요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30대 전직 직업 군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이날 강요와 감금 등 혐의로 30대 남성 김모 씨를 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김 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0대 아내 A 씨를 자택에 감금한 채 성관계 영상 촬영과 성인방송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는 아내에게 "나체 사진을 장인어른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내 A 씨가 결혼 전 낳은 아이를 거론하며 “성인 방송에 네 자식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 씨는 남편이 내민 성인방송 출연 계약서를 울며 겨자먹기로 작성했다.
계약서에는 ‘소속사가 BJ 사생활에 관여할 수 있다’, ‘BJ가 우울증을 앓아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아내의 친구에게도 ‘함께 성인 방송용 동영상을 찍자’고 제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초 피해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경찰은 A 씨 유족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고인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고, 이날 김 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직업 군인이었던 김 씨는 앞서 온라인에서 불법 영상물을 공유했다가 강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를 오늘 체포해 아직 진술은 듣지 못한 상태"라며 "조사 내용을 보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