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신청자 3명 중 1명꼴…전쟁 장기화 등 무관치 않은듯
지난해 5천명 넘는 러시아인이 우리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12일 법무부의 ’2023년 12월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정부에 접수된 난민 신청 건수는 총 1만8천838건이었다. 2022년(1만1천539건) 대비 약 63% 늘어난 수치다.
이 중 러시아 국적자의 난민 신청이 5천750건(30.5%)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2022년 러시아 국적자 난민 신청 건수(1천38명)와 비교해 5배로 늘어난 수치이며,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4년부터 2019년까지 26년간의 러시아인 난민 신청을 합친 숫자(5천814건)와도 맞먹는다.
난민 신청 사유로는 징집 거부 등을 포함한 ‘정치적 의견’을 꼽은 신청자가 4천580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종교(2천665건), 특정 사회 구성원(1천205건), 가족 결합(887건), 인종(719건) 등 순이었다.
2년째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추가 동원령 우려 탓에 러시아인의 난민 신청이 몰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떠나 망명길에 오른 이들이 최소 수십만명에서 최대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포브스지도 러시아 당국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022년에만 60만∼100만명이 러시아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폭증한 난민 신청과 달리 지난해 난민심사가 완료된 5천950건 중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는 101건(1.7%)에 그쳤다. 재작년 난민 인정률(3.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편 카자흐스탄(2천94명), 중국(1천282명), 말레이시아(1천205명), 인도(1천189명) 등이 난민 신청 건수에서 러시아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