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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서니 김의 부활을 이끈 ‘백상어’ 그렉 노먼. [사진=LIV 골프]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풍운아’ 앤서니 김(40)이 다시 한번 세계 골프계를 흔들고 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앤서니 김이 지난 2024년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 도랄에서 열린 LIV 골프 마이애미를 통해 12년 만에 프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그의 재기는 ‘무모한 도전’ 혹은 ‘절박한 쇼’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그는 호주에서 열린 LIV 골프 애들레이드에서 현역 최강자들인 존 람(스페인)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려 감동을 주고 있다.
앤서니 김의 우승을 가족 이상으로 감격스럽게 지켜본 이는 ‘백상어’ 그렉 노먼이었다. 노먼은 최근 호주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앤서니 김의 눈에서 ‘해낼 것’이라는 확신을 보았다“며 ”잘못된 결정으로 묻혀있던 천부적인 재능이 신뢰와 자신감을 통해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먼은 특히 앤서니 김의 아내인 에밀리와 딸 벨라가 그를 지탱하는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노먼은 “에밀리는 그의 안식처였고 딸 벨라는 그가 최고의 부모이자 가장임을 증명하게 만드는 영감의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노먼은 심지어 “내가 마치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기분이다. 그가 스스로를 믿기 시작했을 때 이 우승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앤서니 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노먼은 LIV 골프 출범 초기인 2022년부터 앤서니 김에게 접촉했다. 당시 앤서니 김은 골프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하지만 노먼은 그의 천재성을 잊지 않고 “다시 필드로 불러내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전달했다. 접촉 초기에는 앤서니 김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했으나 노먼은 포기하지 않았고 2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앤서니 김이 마음을 돌린 결정적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골프가 아닌 ‘가족’이었다. 골프를 전혀 몰랐던 아내 에밀리가 골프를 배우고 싶어 했다. 앤서니 김이 직접 아내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본인의 골프에 대한 열정도 다시 살아났다.
노먼은 앤서니 김의 아내와 딸을 보며 그가 과거의 방황에서 벗어나 삶의 안정감을 찾았음을 직감했다. 앤서니 김이 더 이상 돈이 아닌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 복귀를 원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앤서니 김은 복귀 과정에서 일반적인 선수들과 달리 에이전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오직 노먼과 직접 소통하기를 원했으며 노먼 역시 그를 직접 설득하기 위해 수시로 미국으로 건너가는 정성을 보였다. 노먼은 “LIV는 너의 재능을 다시 꽃피울 수 있는 안전한 안식처가 될 것”이라며 심리적인 신뢰를 주는 데 주력했다.
앤서니 김의 복귀에 가장 큰 걸림돌은 1,000만~2,000만 달러(한화 약 130억~260억 원)로 추정되는 부상 보험금 문제였다. 과거 부상으로 은퇴하며 받은 이 보험금은 프로 대회에 복귀하는 순간 반환해야 하는 조항이 있었다.
PGA 투어는 복귀 시 성적에 따른 상금 외에는 보장된 것이 없었지만 LIV 골프는 거액의 계약금을 통해 이 보험금 반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었다. 노먼은 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약을 제시하며 복귀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노먼은 실전 감각이 전혀 없던 앤서니 김을 위해 시즌 중반 ‘와일드 카드’ 자리를 내주며 전격 영입에 성공했다. 첫 시즌 성적은 최하위권으로 참담했지만 노먼은 “이것은 1,000마일 여정의 첫 걸음일 뿐”이라며 격려했다.
앤서니 김은 노먼의 지지 속에 훈련에 매진했고 결국 지난 달 열린 LIV 골프 프로모션을 통해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는 반전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만인 지난 주 노먼의 고국인 호주에서 16년 만에 우승하며 그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