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이어 귤·바나나까지…‘금(金) 과일’ 언제까지?

과일, 인플레이션 기여도 13년 만에 최대치

주요 과일값 상승에 수입산 대체과일도 껑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최근 과일 가격이 폭등하면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기여도를 나타냈다. 사과, 배에 이어 귤, 바나나 등 대체과일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설날 연휴 전날인 8일 과일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사과(후지, 10개)의 평균 소매 가격은 2만2947원으로 전년 대비 36.2% 올랐다. 같은 날 배(신고, 10개)는 2만5753원으로 2.2%, 딸기(100g)는 1964원으로 전년 대비 36.4% 뛰었다.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42만5000t(톤) 내외로 추정된다. 배 역시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감소한 20만3000t 수준에 그쳤다.

주요 과일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체과일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특히 제철을 맞은 귤에 수요가 몰리면서 인상 폭이 가파르다. 이날 감귤(10개)은 4891원으로 전년 대비 67.9% 치솟았다.

귤은 과실의 크기는 작지만 비교적 저렴하다고 알려져 대체과일로 찾는 소비자가 많다. 실제 사과는 한 알에 약 2300원이지만, 귤은 약 500원으로 4배 차이가 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연합]

수입산 과일 마찬가지다. 평년 대비 비싼 가격을 보이고 있다. 바나나(100g)는 290원으로 평년 대비 9.9% 올랐다. 파인애플(1개)도 7153원으로 59.7% 뛰었다.

과일값이 고공행진하면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기여도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에서 ‘과실’의 기여도는 0.4%p(포인트)를 기록했다. 1월 물가상승률(2.8%) 가운데 과일이 전체 인플레이션의 7분의 1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는 2011년 1월(0.4%p)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과실류 19개의 가중치가 14.6으로 전체(1000)의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과실류 물가는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밤, 감, 귤, 오렌지, 참외, 수박, 딸기, 바나나, 키위, 블루베리, 망고, 체리, 아보카도, 파인애플, 아몬드 등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과일값 안정을 위해 대형마트 등 유통사의 할인 행사를 지원 중이다. 사과, 배 등 과일 비축 물량의 공급도 서두르고 있다.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 수입 과일에는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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