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장인화 회장 체제를 한달여 앞두고 사장단의 세대교체를 전격 단행했다. 기존 부회장들은 경영 2선으로 물러나는 대신, 새 수장들을 앞세워 조직 안정과 함께 신사업 확장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장단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꼽힌다. 김학동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 30년 만에 부활한 부회장직을 맡은 바 있다. 기존 부회장단이 물러나는 대신 해당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들이 장 회장 내정자와 발맞춰 새로운 포스코를 이끌게 된다.
주력 사업인 철강 분야에서는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이 유임돼 경영 전반을 총괄한다. 이 사장은 1985년 포스코 입사 후 인도 마하슈트라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본부장 등을 역임한 전통적인 ‘철강맨’으로 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에는 이계인 글로벌부문장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1989년 대우로 입사해 방콕지사장, 이스탄불지사장, HR지원실장, 부품소재본부장, 철강본부장, 트레이드부문장 등을 거쳤다.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에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선임됐다. 포스코 원료구매실장, 경영전략실장, 포스코강판(현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및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등을 역임한 재무·전략통이다.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2차전지 분야도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포스코퓨처엠 사장에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이 선임돼다. 유 사장은 1989년 포스코에 입사해 경영전략실장, 원료실장,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포스코홀딩스는 사외이사와 사내이사도 영입한다. 이사회 산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추천했다. 박 전 부회장은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로,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혁신을 주도한 소재산업 전문가다.
사내이사 부문에서는 일선 신사업 부문에서 몸담았던 대표자들이 대거 포스코홀딩스에 합류한다. 신사업분야 지속성을 유지하고 기존 사업회사와의 유기적인 연대를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퓨처엠의 대표이사로 재직해 온 김준형 사장은 포스코홀딩스의 친환경미래소재총괄로, 김기수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이 포스코홀딩스의 미래기술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각각 사내이사에 추천됐다.
두 사내이사 후보자는 그룹 내에서 친환경 미래소자 분야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혁신통’으로 여겨진다.
재계 관계자는 “기술분야와 친환경 소재사업분야를 이끌어온 인사들이 그룹 지주사의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되면서, 향후에도 철강회사를 넘어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면서 “특히 일선 현장에서 활약해 온 김준형 사장과 김기수 원장이 포스코홀딩스로 넘어오면서 사업회사인 계열사와의 유기적인 연대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사장단 인사를 회장 선임 절차 이후로 미룬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내달 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장인화 신임 회장 및 사내이사 후보 선임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성우·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