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2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정부야말로 환자를 볼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보고 많은 의사가 자기 마음이라면서 나에게 보내왔다”며 이때 “매 맞는 아내가 자식 때문에 가출 못 할 거라고, 자식을 볼모로 폭력 행사하는 남편과 정부가 무엇이 다릅니까”는 비유를 사용했다. 정부를 ‘폭력적인 남편’으로, 환자를 ‘자식’으로, 의사를 ‘피해를 당하는 아내’라고 언급한 셈이다.
주 위원장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해서 이 사태를 벌인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정부”라며 “아무리 몰아붙여도 의사들은 환자 곁을 떠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오만이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 확신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1만3000명 전공의 가운데 이미 8000명 넘게 병원을 이탈해 ‘의료대란’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이런 비유는 부적절했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주 위원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은 근거가 없으며 증원 규모를 두고 의협과 수차례 논의했다는 정부의 설명은 ‘거짓’이라고도 말했다.
주 위원장은 “필수의료과 전문의 숫자는 절대 적지 않다”며 “이들이 포기하는 것은 법적 문제(부담),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수가를 적정하게 받지 못하는 것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을 두고는 “집단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실망해 자유 의지로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 어떻게 집단행동이 되고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최근 MBC ‘100분토론’에서 나온 김윤 서울대 교수의 “35살 무렵 전문의가 받는 연봉이 3억, 4억원”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35세면 전문의가 갓 된 나이인데 연봉이 4억원이라는 건 팩트(사실)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를 향해 “2017년에 ‘의사 부족 논쟁, 지루하고 소모적’이라고 인터뷰했는데, 우리 의사들이 전적으로 동의하는 주장이다. 인제 와서 증원 필요하다고 하는데 무슨 심경 변화가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비상 대책기구를 만들어 의협과 협의하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에는 “의대 정원은 정책적 판단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 이슈화하면 안 된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왜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전문의들이 병원 떠날 수밖에 없는지를 진솔하게 듣겠다면 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