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G20 꼴찌에서 상위권으로…‘밸류업 기대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국내 증시가 지난 달 G20 주요 지수 상승률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한국시간 기준) G20의 주요 지수 종가를 지난 1월 말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5.82% 상승했다. 24개 지수 중 8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코스닥은 7.97%가 올랐다. 중국 상해종합지수(8.13%)를 제외하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지난 1월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1월 각각 5.96%, 7.77% 하락해 꼴찌 수준이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7.94% 상승해 코스닥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1월에도 8% 이상 올랐던 닛케이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22일 ‘거품 경제’ 시절 세운 종전 사상 최고가를 34년여만에 넘어섰다.

사우디아라비아(6.91%), 중국 선전종합지수(6.90%), 터키(6.66%), 이탈리아(6.09%)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의 나스닥지수가 5.17%, EU 유로스톡스50(5.06%)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외국인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현대차(1조6567억원), 기아(4485억원), 삼성생명(1921억원), 하나금융지주(1902억원), KT(1525억원), KB금융(1518억원) 등 대표적인 저PBR 종목들이 포함됐다.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에도 외국인이 매수 기조를 이어간다는 점 역시 역시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달 코스피에서 7조808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별 순매수액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올해 들어 두 달간의 순매수액은 11조2915억원으로, 이미 작년 전체 순매수액 11조4241억원과 맞먹는다.

외국인은 2월 코스피 시장에서 20거래일 동안 이틀을 제외한 18거래일에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부의 밸류업 지원방안이 공개되고 시장에 실망감이 퍼진 후에도 외국인은 내리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3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의 상승은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이런 흐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경기와 기업 실적의 회복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발표 기간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는데 지수는 회복됐다"며 "시장 전체적으로는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수 하단 레벨이 이전보다 높아진 만큼 3월에는 2,700선 돌파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안착 후 추가적인 지수 상승이 가능한지 여부인데 엔비디아 실적 이벤트 종료된 데다 미국 경제 지표 및 금리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여 이달 말까지는 방향성 재탐색 구간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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