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미군 해군기에 포착된 미확인 비행 물체. [미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미국 정부가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회수해 역설계하는 프로그램을 검토했으나 현실화되진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계인이나 UFO를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미 정부는 ‘음모론’이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 정부 내에서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조사하는 국방부의 ‘모든 영역의 이상 현상 조사 사무소’(AARO, All-Domain Anomaly Resolution Office)는 1945년 이후 이상 현상에 대한 정부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미국 정부와 기업이 외계 기술에 접근했거나 외계 기술을 역설계했다는 검증 가능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미 국방부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AARO는 미확인 항공 현상(UAP·UFO의 미국 정부 용어)이 외계 기술과 관련됐다는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팀 필립스 AARO 국장 직무대행은 보고서 배포에 앞서 현지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AARO는 UAP 목격이 외계 활동을 의미한다는 검증 가능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미국 정부나 민간 산업이 외계 기술에 접근한 적이 있다는 증거 또한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ARO는 보고서에서 민간 UAP 조사기관과 육군으로부터 입수한 ‘외계인 추락 추정 사건‘의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마그네슘, 아연, 납 등이 함유된 ‘지구상의 합금’으로 판명이 났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외계인의 존재를 수십 년 간 숨겨 왔다는 음모론을 일축한 것이다.

미 정부의 UFO 은폐 주장은 지난해 열린 미 의회 청문회에서 나왔다.

한 미국 정보요원은 임무를 수행하며 수십 년에 걸쳐 미확인 비행 현상 추락을 회수해 역설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국토안보부가 2010년대 ‘코나 블루’(Kona Blue)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검토한 사실을 발견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2009년 설립된 ‘첨단 항공 우주 무기 응용 프로그램’이 취소된 것이 계기가 돼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항공 우주 무기 응용 프로그램’의 공식 목표 가운데 ‘유타주에서 UAP 및 초자연적 활동 조사’ 등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를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나 블루’ 프로그램의 목표는 ‘UAP 및 초자연적 연구 재개 및 회수된 외계 우주선 역설계’였으며 초반에는 국토안보부 내에서 일부 관심을 끌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공식 연구 프로그램이 되지 못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멜론 전 국방부 정보담당 부차관보는 지난해 미국 언론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 정부가 추락한 UAP의 잔해를 회수했다는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정부가 그에 대한 역설계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수행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면서 “정부가 UFO 추락 잔해를 가지고 있다면 이제는 공개할 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