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마추어 여자골프 최고 선수로 꼽히는 기대주가 영원한 아마추어로 남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미국 명문대학인 스탠퍼드대 4학년 레이철 헥.
헥은 1학년 때 미국 대학 스포츠(NCAA) 여자 골프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선수.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전에서 우승한 로즈 장(미국)과 함께 스탠퍼드대 골프부를 미국 최고로 이끌었다.
헥이 따낸 대학 골프 개인전 우승 트로피는 7개에 이른다.
골프채널 등의 27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곧 졸업하는 헥은 프로 전향 대신 투자회사 인턴으로 일하기로 결정했다고 최근 펴낸 자전 에세이를 통해 밝혔다.
정치학을 전공한 헥은 또 공군 ROTC 과정을 밟았기에 졸업과 함께 미국 공군 중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미국 ROTC 임관 장교는 현역 입대보다는 예비역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헥이 프로 전향을 마다한 것은 잦은 부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교생이던 2017년 US여자오픈에서 공동 33위에 오르는가 하면 대학 1학년 때 6승이나 따내는 등 승승장구하던 헥은 허리 부상으로 한동안 골프클럽을 놓아야 했다.
갈비뼈가 혈관 신경을 압박하는 흉곽출구증후군이 생겨 지난해에는 갈비뼈 하나를 제거하는 수술도 받았다.
헥은 “심사숙고한 끝에 내 몸은 프로 골프 투어 생활을 견딜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지난해 여름 방학 때 헥은 18일 동안 ROTC 훈련을 받은 뒤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US 아마추어 여자 골프 챔피언십에 출전해 4강까지 진출했다.
“더는 US여자오픈 우승과 명예의 전당 입성을 꿈꾸지 않는다”는 헥은 “아버지가 처음 골프채를 쥐여주셨을 때 US여자오픈 우승과 명예의 전당 입성이 아닌 어떤 도전에도 맞설 수 있는 기술과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용기를 갖추고 미래로 나아가라는 의도였음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헥은 “진정한 행복은 명예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사랑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평범한 삶을 살라고 아버지는 강조하셨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