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2024년 2월 21일 수요일 피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야구 포토데이에서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막한 가운데, 선수들의 새 유니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나치게 얇은 원단으로 속옷이 다 비칠 정도라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새 유니폼을 거부하고 헌 유니폼을 고집하는 선수들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USA투데이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선수들이 속이 비치는 시스루(see through) 바지 대신 낡은 바지를 입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애스트로스),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 닉 피베타(보스턴 레드삭스), 마이클 A. 테일러(미네소타 트윈스), 키브라이언 헤이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유명 선수들도 정규 시즌 시작 이후 새 바지를 입는 것을 거부하며 낡은 바지를 입었다고 소개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도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널리 유포된 유니폼 사진 중 속이 비치는 사진 하나를 공개하며 "어떤 선수는 '종이 같다'고 했다"며 매우 인기없는 유니폼에 대해 조명했다.
그러면서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격수 트레이 터너는 유니폼에 대해 '모두가 싫어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유니폼은 미국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파나틱스가 각각 디자인과 생산을 맡았다. 두 회사는 2020년부터 10년간 10억 달러(약 1조3500억원) 규모의 MLB 공식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키는 성명을 통해 "MLB 역사상 가장 발전된 유니폼을 만들기 위해 선수, 팀, 리그와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슬림형, 스탠다드형, 운동형, 근육형 등 네 가지 유니폼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선수 300명의 체형을 스캔하기도 했다.
나이키는 이 유니폼이 이전 유니폼들보다 더 부드럽고 가벼우며, 통기성과 신축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새 유니폼의 경우, 저지는 약 175달러(약 24만원)이며, 특정 에디션 가격은 거의 400달러(약 54만원)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시원찮은 재질과 체형이 도드라져 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얇은 원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가 와서 바지가 비쳐 보일 땐 어떻게 할 거냐"며 우려하고 있다.
현지 네티즌들은 선수들의 새 유니폼 사진을 공유하며 "젖은 냅킨 같다", "너무 저렴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MLB선수협회 부회장 브루스 메이어는 지난 2월22일 새 유니폼에 대한 선수들의 우려를 MLB측에 전달했다.
이에 MLB 측은 새 유니폼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데니스 놀란 MLB글로벌 소비재 부문 수석 부사장은 MLB닷컴을 통해 "파나틱스는 거의 20년 동안 선수 유니폼을 제작해 온 펜실베니아주 이스턴에 있는 마제스틱과 MLB 유니폼 제조시설을 인수하면서 파나틱스는 나이키 브랜드의 MLB 현장 유니폼을 포함해 세계적 수준의 유니폼을 지속해서 생산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새 유니폼에 대해 "품질 면에서 크게 후퇴했다"며 "나이키가 유니폼 디자인을 맡고 MLB가 이를 승인했음에도 야구팬들은 압도적으로 파나틱스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