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 ‘부위별로 맛이 달라’ 몰랐던 채소의 맛

부위ㆍ조리법ㆍ식재료 결합 따라 맛 차이

“채소별 특성 맞춰 활용”

무[123RF]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흔히 채소는 ‘한 가지’ 맛으로 여기기 쉬우나 다양한 요소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한식 재료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은 샘표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 자료에 따르면 한식은 발효된 ‘장’ 소스로 다채로운 채소 맛을 즐기는 조리법이 발달했다. 샘표 관계자는 “과학적인 분석으로 다양한 전통 식재료를 연구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식물성 식재료들은 부위와 품종, 조리법, 결합 식재료에 따라 맛과 식감, 향이 달라지므로 이를 적용한다면 보다 맛있고 쉽게 요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무다. 단단한 외형을 가졌지만 알고보면 ‘섬세한’ 맛을 품고 있다. 무려 세 가지 맛이 난다. 무를 가로로 놓고 세 등분으로 나누면 줄기가 나있는 ‘무 상부’는 가장 단단한 식감에 단맛과 짠맛이 난다. 생채, 장아찌, 절임용으로 사용하기 알맞다. 가운데 ‘무 중부’는 아삭하면서 단맛이 나므로 조림이나 볶음용에 이용하면 맛있다. 마지막 ‘무 하부’는 수분감이 많고 신맛과 짠맛이 나기 때문에 국, 육수, 조림용으로 쓴다.

만일 무를 만두에 활용한다면 무 하부는 만두 육수에, 단단하고 아삭한 무 상부는 만두소에 이용하면 좋다.

조리법에서도 맛의 차이가 난다. 건조 열기로 가열하면 단맛이 올라간다. 습하게 익히면 부드러운 식감에 감칠맛을 낸다. 국물 요리에서 우리가 느끼는 그 감칠맛이다.

계절별로도 다르다. 봄무는 즙이 많고 매운맛이 있다. 맛이 좋기로 유명한 가을무는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강해서 보다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기 좋다.

어떤 식재료와 결합되느냐에 따라서도 특정 맛이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표고버섯과 함께 조리한 무는 감칠맛이 훨씬 강해진다. 쌀과 함께 익히면 무의 단맛이 쌀의 전분과 만나 단맛이 더욱 올라간다.

양배추[123RF]

양배추는 무와 달리 ‘겉’과 ‘안’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겉은 질겨서 쌈 요리에 사용하기 좋다. 반면 안은 단맛과 아삭한 식감을 지녀 샐러드나 볶음 요리에 적합하다. 양배추의 고갱이(줄기의 가운데 심) 부분은 쿰쿰한 향미 성분이 있어 이를 제거하고 사용하면 쿰쿰한 맛을 줄일 수 있다.

품종별로는 보라색 적양배추가 일반 푸른 양배추보다 질기고 수분감이 적다. 생으로 먹기 적합한 특징이다. 샐러드에 적양배추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건열 조리에서는 고소함과 단맛이 올라오며, 특히 오일과 함께 사용하면 맛이 더 풍부해진다. 반면 습열 요리를 할 때는 단맛과 감칠맛이 상승하지만 물비린내도 강해지므로 조리 시간에 주의해야 한다.

또 달걀과 함께 사용하면 양배추의 고소한 맛이 올라가고, 양배추는 달걀의 비린내를 줄여준다. 콩나물은 양배추의 아린 맛과 비린내를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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