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정부와 의사 사회가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 끼리라도 통일된 목소리를 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비대위 자문위원(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은 6일 오전 SNS를 통해 “우리 집 아들(전공의)이 일진에게 엄청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지 않느냐”며 “애미·애비(의대 교수)가 나서서 일진 부모(천공? 윤통?)를 만나 담판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난 상황을 아들이 일진에게 맞고 온 상황으로 비유한 발언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는 역술인 천공에게 공개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 자문위원은 “F(학점을) 주든 말든 내새끼 자르든말든 교수가 할일이지 박민수(보건복지부 차관)가 할 말은 아니다”라며 “교수님들, 우리 단합해서 같이 우리 학생과 전공의를 지켜내자. 전의교협 비대위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교수들 조직만이라도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현재 의대 교수들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 의대교수 비대위)로 나뉘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제대로 된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교수들부터 창구를 단일화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언급하며 “일반사회에서 20대 아들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조폭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귀가했는데, 사건의 뒷마무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가 나가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적절한가. 대부분은 부모처럼 책임있는 보호자가 나서서 상대를 만나고 일을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 및 병원에서 일하며 의대생 및 전공의의 의학교육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는 교수들의 책임도 크다”며 “이번 의료사태는 전공의나 의대생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위해서도 잘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의사단체 및 교수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필요시 절충안도 마련해주는 중재자의 역할까지 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