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다 숨진 A씨의 멍든 눈. [JTBC뉴스룸 보도화면]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내가 눈을 감겨주려고 아무리 해도 안 감겨요” (숨진 A씨 모친)
19살 대학생이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다 숨졌다. 수사기관은 폭행과 사망 사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며 가해자를 풀어줘 유족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7일 거제경찰서는 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께 전 여자친구 B(19) 씨의 주거지인 경남 거제 한 원룸에 무단 침입해 B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당한 B씨는 뇌출혈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입원해 치료하던 중 지난 10일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
B씨의 신고를 받고 A씨의 폭행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B씨가 사망하자 11일 A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A씨는 몇 시간 뒤 풀려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을 통해 A씨의 폭행과 B씨의 사망 사이 직접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검찰이 A씨 체포를 불승인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정밀 검사가 나오기 까기는 최대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유족은 장례 절차를 중단했다. B씨 부모는 언론을 통해 딸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며, 딸의 시신에 목이 졸린 흔적 등 폭행 피해가 선명하다고 호소했다. B씨 어머니는 “입관식 때 봤는데 그 눈 그대로다. 한쪽 눈이 다 안 감겼다. 내가 눈을 감겨주려고 아무리 해도 안 감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