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분쟁지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크렘린궁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철수하기 시작했다는 아제르바이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렇다. 사실이다”며 인정했다.
러시아는 2020년 9월 6주 동안 이어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쟁 이후 평화협상을 중재하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켰다. 이 지역은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받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자칭 공화국을 세우며 약 30년간 점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아제르바이잔이 대대적인 공습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점령하면서 약 10만명의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아르메니아로 떠났다.
아르메니아는 이 사건 당시 러시아가 자국을 지원해주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군사·안보 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가입국이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지난 2월 CSTO에 상주대표를 두지 않고 고위급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인 이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을 공습하기 전 미리 경고받았느냐는 물음에 “이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이 분쟁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말하고 싶지도 않다. 이는 이스라엘, 이란, 이 지역 전체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동 지역 모든 국가에 합리적인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란과 계속 긴밀하고 건설적인 실무 연락을 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과도 건설적인 접촉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긴장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간접적'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한 국가의 영사관이 파괴됐는데 간접적 갈등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13∼14일 드론과 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했다. 본토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