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엘리뇨 가뭄’에 백기 든 잠비아…1조3000억 원조 요청

지난 3월 잠비아 남부 주 마자부카에서 한 농부가 가뭄의 영향을 받은 옥수수 밭을 살펴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심각한 가뭄을 겪는 잠비아의 하카인데 히칠레마 대통령이 235억콰차(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원조를 요청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일간지 타임스오브잠비아 보도에 따르면 히칠레마 대통령은 전날 밤 공영 TV ZNBC로 방영된 대국민 연설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2000만 인구 중 660만명이 식량 구호가 절실하다"며 "235억 콰차의 긴급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잠비아는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올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며 “비가 오지 않아 농업 부문이 황폐해져 농작물과 목초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비아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무거운 마음으로 국제사회와 민간 부문과 종교 단체에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잠비아는 장기 가뭄과 가중된 식량난에 지난 2월 29일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어 말라위(3월 25일), 짐바브웨(4월 3일)도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는 등 아프리카 남부가 엘니뇨 현상에 따른 가뭄과 기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뭄의 주요 원인은 지난해 7월 시작한 엘니뇨 현상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이후 1년간 지구 기온을 상승시켜 폭염과 가뭄 등 기상이변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앞서 가뭄이 닥치기 전인 작년 말 아프리카 남부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거의 5000만명이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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