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마곡식품연구센터. [아워홈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아워홈 일가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회사를 맡고 있는 여동생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을 몰아내기 위해 장녀인 구미현 씨와 연합하는 분위기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을 규탄하고, 구지은 현 부회장 경영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열린 아워홈의 주주총회에서는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장녀 구미현 씨가 최대주주인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대신 이날 구 부회장 대신 구미현 씨의 남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의사로 선임됐다. 구지은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임기는 올해 6월까지다.
현재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의 지분을, 장녀인 구미현 씨가 19.28%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구지은 부회장의 지분은 20.67%다. ‘나홀로 방어’는 역부족이다. 업계는 구지은 부회장이 언니인 구미현 씨를 설득하거나 사모펀드 등 우호세력과 손을 잡아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정주부인 구미현 씨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에서 구본성, 구지은 남매를 오가며 판세를 정하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다. 2017년 1차전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편에 섰지만, 2021년 2차전에서는 구지은 부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동시에 구미현 씨는 매년 배당금으로 수십억원을 넘게 받았다.
경영권 분쟁의 시작도 역시 배당금이었다. 구미현, 구본성 남매는 지난 10년 동안 각각 260억원, 52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그러나 2021년부터 현 구지은 부회장이 책임경영을 이유로 배당금을 크게 줄였다.
구지은 부회장이 회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구본성, 구미현 남매가 사익을 과도하게 추구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년째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회사의 성장과 신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워홈 노조 역시 이영렬 전 교수와 구미현 씨 모두 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을 비판했다.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면서 “또 회사 성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의 배만 불리는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주주 오너가는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 매각을 매개로 손을 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끔찍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에 분노하며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