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 관련 현안간담회’에서 농축수산물, 석유류, 가공식품, 공산품, 택배.항공요금 가격 동향 및 대응방안과 주요 부문 시장감시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조치를 6월까지 2개월 연장한데 이어 배추, 양배추, 당근, 포도, 마른김 등 총 7종의 농산물과 식품원재료 등에도 신규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또, 4월 중 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조기·마른멸치 6종에 대한 정부 비축물량 전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안정 관련 현안간담회’를 열고 농축수산물, 석유류, 가공식품, 공산품, 택배·항공요금 가격 동향 및 대응방안과 주요 부문 시장감시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미국 물가가 반등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굴곡 있는 물가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농축수산물 물가가 아직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이고,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물가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조속한 물가 안정기조 안착을 위해 흔들림 없이 범부처 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농축수산물에 대해선 최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배추, 양배추, 당근, 포도, 마른김에 신규 할당관세를 적용(총 5종)하고, 5월 중 관세 인하분이 공급될 수 있도록 도입 절차를 신속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배추(750원/㎏), 양배추(750원/㎏), 포도(1000원/㎏), 대파(1500원/㎏), 당근(2000/㎏) 등 가격이 높은 25개 품목에 대해선 납품단가를 지원해 소비자 체감가격을 낮추고, 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조기·마른멸치 등 대중성어종 6종은 정부 비축물량을 3월부터 현재까지 당초 계획(1960톤) 대비 79.5%(1558톤)을 시장에 공급한 데 이어 4월 중 남은 물량 402톤을 모두 공급할 계획이다.
석유류는 4월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조치를 6월까지 2개월 연장한 만큼 국제유가 상승 이상으로 과도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시장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에 대해선 리터(ℓ)당 205원(25%), 경유는 212원(37%),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73원(37%)를 인하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매주 석유시장점검회의를 통해 가격 동향을 점검하는 한편,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지속 가동해 담합, 세금 탈루 등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또, 알뜰주유소 가격은 시중 대비 30~40원 낮게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가공식품에 대해선 기존 할당관세 적용 중인 29개 식품원재료에 더해 최근 가격이 상승한 코코아두, 조미김에도 할당관세를 적용(총 2종)해 업계의 원가 부담 경감을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크게 떨어진 국제곡물가격이 식품업계에 신속헤 반영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곡물가격지수는 2022년 5월 17일 736포인트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4월 22일 44.9% 하락한 40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세제·샴푸 등 생필품도 대형편의점·마트 등에서 유통마진을 과도하게 반영하지 않는지 집중 점검키로 했다.
아울러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공산품, 택배·항공요금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선 공정위의 시장 감시기능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공정위에선 부문별 경쟁 정도를 분석한 후 주무부처와 함께 제도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담합 등 불법이 의심되는 경우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소비자원을 통한 소비자 관점의 감시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담합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앞으로도 높은 경각심을 유지하면서 전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3월 각각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