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최종회 저 궁전은 뭐야? Sans souci가 품은 뜻[함영훈의 멋·맛·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시청자들이 중·후반 까지 잘 보다가 종영의 시기가 왔다는 아쉬움에 눈물을, 막판 인과론·개연성 없는 ‘초현실적’ 구성·대본·연출에 어이없어 눈물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원-김수현, 심지어 아기 건우 까지도 빛나는 연기력을 보여 눈물을 흘리게 했던,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끝났다.

투덜거림으로 지켜봤을 ‘눈물의 여왕’ 마지막회엔 아주 특별하게 생긴 궁전이 하나 나온다. 드라마 막판 갑자기 시니컬해진 시청자들이 “왠 궁전?”이라고 했을 지 몰라도, 이 궁전에는 나름 의미가 있다.

독일 포츠담 ‘상수시(Sans souci)’ 궁전

유럽 것을 갖다 붙이면 우아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구태적 편집의 산물이 아니라, 이 궁전은 여왕이 눈물을 그치고, 결혼 3년차 이후에 펼쳐질 ‘검은머리 파뿌리’ 행복을 예감케 하는 무언가가 있다.

이곳은 독일 포츠담(Potsdam)의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상수시(Sans souci)’ 궁전이다. 베를린에서 가깝다.

인위적으로 품격과 권위를 제조한 듯한, 대칭형의 바로크양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화려함을 추구한 로코코 양식의 건물로, 1745년 황제 프리드리히(Friedrich) 2세가 여름궁전으로 조성했다.

고딕양식, 바로크, 로마네스크 양식이 많은 독일 주류 건축기법이 아니라, 프랑스식으로 지어졌다. 드넓은 정원, 단차(계단식) 배치에서 우아함과 권위를 모두 느낄수 있다.

‘상수시(Sans souci)’ 궁전 앞 각 계단식 부지엔 와이너리를 조성했다.

프리드리히 대제는 왕위를 물려받은 직후인 32세 때, 건축가 크노벨스도르프를 시켜 ‘거친 언덕’이라 불리는 곳에 궁전을 만들게 한다.

다양한 조각품, 겉멋을 낸 전각 모서리 곡선, 서양식 정자 파고라, 가로등 등에서 화려함을 향한 끼를 대놓고 부렸음을 느낄수 있다. 베르사유 궁전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다.

정원엔 잘 구획된 여러 색감의 꽃밭 외에, 네덜란드 풍차, 시계탑도 있고, 와이너리를 대거 조성했다. 풍요로움과 전원의 안온함 관련된 아이콘들도 모두 모은 것이다.

‘상수시(Sans souci)’ 궁전의 풍차

즉 고단했던 갈등의 세월 ‘거친 언덕’을 넘어, 아름다운 용두리의 행복한 전원 생활, 재벌의 풍요가 모두 모인 곳이 바로 이곳, 포츠담 상수시 궁전-정원이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온 프리드리히 대제는 예상을 뒤엎고, 과수원,포도넝쿨 등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용두리에 남겠다고 했던 재벌집 아들 홍수철의 시골 사랑이 문득 떠오른다.

이곳은 눈물의여왕 극중, 홍해인-백현우의 백년해로, 사후 안식, 죽어서도 영원히 이어질 사랑 등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되고 있다.

상수시(Sans souci)는 프랑스어로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포츠담 중앙역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는데, ‘체칠리엔호프 궁’ 혹은 ‘상수시’ 정류장에서 내려달라 그러면 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