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러시아군은 그냥 걸어들어왔다." (우크라이나 특수정찰부대 사령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제의 도시 하르키우에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1차 방어선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채 당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는 중이다.
영국 B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정찰부대 사령관 드니 야로슬라프스키의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암담한 상황을 보도했다.
야로슬라프스키 사령관은 BBC에 러시아군 일부가 국경을 걸어 넘고 있는 드론 촬영 영상을 보여주며 "1차 방어선도 없었다. 러시아군이 그냥 걸어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당국이 엄청난 비용을 투입해 방어선을 마련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볼 때는 방어선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건 태만이거나 부패"라며 "부족한 게 아니라 배신"이라고도 했다.
BBC는 2022년 가을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낸 야로슬라프스키와 부하들이 또 다시 같은 작전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이 우크라이나 방어 전선에 무슨 일이 있는지를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와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실제로 최근 며칠 사이 하르키우 국경을 따라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하르키우의 플레테니우카, 오헤르체베, 보리시우카, 필나, 스트릴레차, 하티셰, 크라스네, 모로호베츠, 올리니이코베 등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키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의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이코노미스트에 "우리 문제는 매우 간단하다"며 "무기가 없고, 러시아군이 4~5월은 항상 우리에게 가장 힘든 달임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미국에서 지원이 오면 상황은 뒤집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뒤로 서방 보급품의 유입이 줄어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탄약과 병력 부족을 이용해 동·북부에 대규모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중"이라면서도 "새로운 미국의 대규모 지원이 다가오고 있다. 이는 전세를 뒤집을 것이다. 무기 공급이 늘어나면 동부에서 러시아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