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저격용 소총 사격 모습을 공개한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통상적인 사격자세에서 벗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를 둘러본 가운데 김 위원장의 사격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위원장이 북한의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한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신형 240㎜ 방사포 차량을 직접 모는 모습과 함께 새로 개발했다는 저격수보총(소총)을 들고 사격하는 모습의 사진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사격을 막 마친 듯 저격용 소총 소염기에서 가스가 분출되는 사진과 중앙 우하단에 5발의 탄착군이 형성된 표적지 사진도 포함됐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저격수보총을 비롯한 주요 저격무기들을 생산하는 기업소를 찾아 성능을 직접 파악했다며 “새로 개발한 저격수 보총에 커다란 관심을 표시하면서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이 세계적 수준의 성능과 위력을 가진 자랑할만한 저격수보총을 만들어낸 데 대해 높이 치하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한 단계 더 높은 저격무기 혁명을 일으키려는 당의 구상과 의도를 피력하면서 주요 저격무기 생산기업소들의 전망적 발전 방향과 실현을 위해 국방경제조직사업에서 견지할 원칙과 과업, 방도를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고등학교 교과 과정을 위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혁명활동 교수참고서’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이 3세 때부터 총을 쏘고, 9세 때는 3초 내에 10발의 총탄을 쏘아 목표를 다 명중시켰다는 식으로 김 위원장의 사격 실력을 우상화 차원에서 부각시켜왔다.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저격용 소총 사격 모습을 공개한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통상적인 사격자세에서 벗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그런데 국내 총기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사격 모습에 의아한 구석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총기업체에서 시험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저격용 소총 파지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고 반동 제어만 잘 할 수 있으면 된다”면서도 “김정은의 자세는 양각대가 없는 총기 사격 때 총기 아랫부분을 받치는 자세”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각대가 있는 경우 이런 파지법보다는 개머리판으로 왼손을 이동해 총기의 수평을 맞춰 주는 것이 사격 제어에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반 소총보다 반동이 큰 저격용 소총 사격 시 양각대를 사용할 경우에는 김 위원장처럼 왼손으로 총기 아랫부분을 받치거나 감싸기보다는 방아쇠를 잡은 오른손 가까이 밀착시켜 견고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격용 소총에 정통한 또 다른 사격 전문가는 “저격용 소총은 반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깨에 최대한 견착하고 오른손은 방아틀뭉치, 왼손은 방아틀뭉치 또는 개머리판에 둬 반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김정은처럼 파지하면 반동에 의해 왼손이 다칠 수도 있고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극찬한 새로 개발한 저격수보총의 조준경의 성능에도 의구심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 사격 전문가는 “조준경을 근접해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고배율 조준경이 아닌 일반적인 조준경으로 판단된다”면서 “고배율 조준경의 경우 대안렌즈와 사수의 눈이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조준망선 전체가 보이는데 저렇게 붙어있다는 점은 망선도 제대로 안보고 쏜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군 특수부대는 물론 일반부대에 납품되고 해외로 수출까지 되는 SNT모티브에서 개발한 K-14 저격용 소총의 경우 사수는 조준경으로부터 70~80㎜ 거리를 두도록 권고한다.
참고로 아래는 K-14 저격용 소총의 사격자세.
1. 오른손은 방아손잡이를 잡고 눈은 조준경으로부터 70~80㎜ 정도 띄워서 사격한다.
2. 사격시 눈은 조준경을 계속 보면서 전방을 주시한다.(표적 또는 적군의 상황을 파악을 위해)
3. 사격시 오른손은 방아손잡이를 잡고 왼손은 개머리 밑에 부분을 잡고 표적의 높이를 왼손으로 주먹을 쥐어가면서 높이를 조절하고 사격시 총을 사수 안쪽으로 당기고 개머리를 품으면서 사격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