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탕웨이가 알리익스프레스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 [유튜브 캡쳐]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최근 해외직구(직접구매) 제품의 안전성이 화두로 오른 가운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해외직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와 기관이 잇달아 대책 마련과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안전성 규제 방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최근 ‘해외직구피해예방 TF’를 조직하고, 전날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팀장은 김용국 친환경안전본부장이 맡았다. 시장감시반, 유통관리반, 소비자소통반 등 3개 작업반으로 나눠 운영한다. 민간대책검증단도 구성했다. 검증단에는 대학생, 주부 등 일반 국민과 소비자보호단체, 법조계 관계자가 참여한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이번 TF 활동을 통해 해외직구로 거래되는 제품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위주다. 이는 가정이나 사무실, 다중공간 등 일상에서 쓰는 화학제품 중 위해성이 있다고 인정된 제품을 말한다. 세정·세탁제품, 코팅제품, 접착·접합제품, 방향·탈취제품, 염색·도색제품 등 43개 품목이 대상이다.
TF는 해외직구제품에 대한 감시와 불법 제품에 대한 유통관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비롯해 소비자 소통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대책을 세운다. 내달까지 해외직구피해예방 관리대책 초안을 만들고, 민간대책검증단의 자문을 거쳐 6월 말이나 7월께 환경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기술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해외직구 안정성 대책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기술원도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관리를 잘해보자는 차원에서 TF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발(發) 해외직구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통관 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물품 수입 통관 건수는 1억3144만건이었다. 2009년 251만건에서 15년 새 5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액은 1억6685만달러에서 52억7842만달러로 32배 커졌다. 특히 중국산 제품의 직구가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 가운데 중국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8.7%로 미국(27.5%)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초저가 중국산 직구 제품의 안전성 우려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과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신고·미승인 해외 직구 제품 90개 중 40개(44.4%)가 관련 안전기준을 초과했다. 최근 인천본부세관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404개 제품 중 96개(23.8%)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서울시 검사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 중 8개(25.8%)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허용치를 넘겼다.
앞서 국무조정실 산하 해외직구 종합대책 TF는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어린이용품 34개 품목과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 등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일자, 위해성이 확인된 특정 제품에 한해 직구를 차단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소비자원도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등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본지 22일자 ‘소비자원, 해외직구 화장품 안전조사…실효적 대책 나올까 [언박싱]’ 기사 참고) 이를 위해 해당 업체들과 제품 차단을 위한 ‘핫라인’도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직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성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법적 규제와 자율규제를 조화해서 해외직구 안전성에 대한 사각지대를 효율적으로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