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달성하면서 뉴욕증시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98% 오른 1139.01달러(약 15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처음 1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거래일 만에 1100달러를 돌파했다. 3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최고가다. 이날 장중 약 8% 오른 1149.39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
이에 시가총액도 2조8010억달러로 불어나며 3조달러에 더욱 다가섰다. 시총 2조9130억달러로 뉴욕증시 시총 2위 기업인 애플과는 1120억달러, 약 4% 차이로 좁혀졌다. 시총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3조1000억달러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처음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 이후 불과 10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2조달러가 넘는 기업 가운데 최단 기간에 기록을 경신했다.
이어 시총 2조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3개월 만에 3조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영국 투자플랫폼 AJ벨의 댄 코스트워스 투자 분석가는 “엔비디아 사업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되고 있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많다”며 “AI 시장도 여전히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발표한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과 주식 분할이 계속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고,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 역시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는 또 다음달 10일부터 액면 주식 가격을 10분의 1로 분할한다. 2021년 7월 이후 3년 만인 이번 주식 분할은 가장 대폭적인 것이다. 캔터 피츠제럴드 분석가 C.J. 뮤즈가 목표 주가를 1200달러에서 1400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등 월가에서 잇따라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인 xAI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했다는 소식도 엔비디아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xAI는 지난 27일 60억달러(약 8조178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최근 ‘그록2’ 훈련에 약 2만개의 엔비디아의 최신 칩 중 하나인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xAI는 또 AI 챗봇인 ‘그록’의 차기 버전을 구동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근 다른 빅테크 기업보다 AI 기술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은 올해 주식이 약 2% 가량 하락했다. 시총 1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기술 경쟁에 앞서면서 애플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 급등으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재산 가치도 1000억달러(약 136조원) 고지에 올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 CEO의 재산 가치는 이날 65억8000만달러(약 9조원)가 늘어나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도 두 계단 상승한 15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