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의 한계? “중국, AI 산업 미국과 격차 커질 것”

중국 화웨이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천문학적 지원을 예고했지만 미국의 수출 제재에 미국과의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AI칩 설계 사업은 미국 수출 제재와 기술 경쟁 심화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동 등 일부 국가에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AFP]

SCMP는 엔비디아가 매년 새로운 AI 칩을 출시하면서 미중 차이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장(CEO)는 “우리는 1년 단위로 움직인다”며 차세대 AI 칩 출시 시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다고 선언했다.

타이페이 소재 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 B100은 연말 출하가 시작되면 그래픽 처리 장치(GPU) 시장의 1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중국의 ‘AI 만리장성’은 인프라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 제재를 피해 국가 주도의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GPU 선택 제한, 고성능 칩 제조에 대한 접근성 부족, 소프트웨어 부족 등 국산 생산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떠오르는 GPU 기업 비렌 테크놀로지와 화웨이는 모두 미국 무역 제재 대상으로 칩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SMIC는 AI 기술을 향상 시키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화웨이의 910B 칩은 엔비디아 이전 모델의 60~7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실험을 진행한 중국 서버 제조업체 H3C 관계자는 “많은 자체 개발 칩은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 엔비디아보다 다 뒤처져 있다”며 “이러한 기술 부족은 중국의 대규모 AI 상품 개발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은 대만 TSMC와 협력해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아리사 리우 대만경제연구소 이사는 “엔비디아는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내년에 공개하는 루빈의 경우 TSMC 기술을 채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

이 같은 기술 격차는 중국의 천문학적인 반도체 기금으로도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24일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은 중앙 정부와 중국 공상은행을 포함한 국영은행, 여러 기업으로부터 3440억위안(약 64조6720억원)의 자금을 모금, 3차 펀드를 지난 24일 조성했다.

SCMP는 “중국이 자급자족을 가속화하기 위해 3440억위안을 배정했지만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미비해 국내 AI 생산에 의존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다른 나라까지 엔비디아의 수출 승인을 지연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를 통해 중국이 반도체를 확보하려 하자, 우회로를 차단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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