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총선서 모디 이길뻔한 라훌 간디, 10년만에 야당 대표된다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올해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최대 정적이었던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10년 만에 인도 의회에서 공식 야당 대표에 오르게 됐다.

9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INC는 전날 지도부 회의를 열어 2014년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던 인도 의회 공식 야당 지도자에 만장일치로 간디 전 총재를 추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C. 베누고팔 INC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참석자가 야당 대표에 간디를 세워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의회가 열리면 투표를 통해 그를 야당 대표로 선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의회에는 공식 야당 대표 자리가 있다. 자격 요건은 543석의 하원 의석 중 최소 10%를 차지하는 야당 소속이어야 한다.

2014년과 2019년 총선에서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인도국민당(BJP) 외엔 10% 이상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었던 나머지, 공식 야당 대표 자리도 공석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INC는 99석을 차지하며 10% 이상 의석을 얻어 공식 야당 대표를 세울 수 있게 됐다.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의 증손자인 간디 전 총재는 할머니 인디라 간디와 아버지 라지브 간디도 총리를 지냈다. 성이 간디지만 인도의 국부로 여겨지는 마하트마 간디와는 혈연관계가 없다.

그는 2014년부터 모디 총리와 경쟁 관계에 있었지만 지난 10년간은 모디 총리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간디 전 총재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특히 2019년 총선 유세 과정에서 모디 총리의 성(姓)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뒤 유죄 판결을 받아 한때 연방 하원의원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간디 전 총재는 이번 총선에서 모디 정부가 10년 집권기 동안 실업과 양극화 문제를 키우고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워 무슬림 등 소수를 차별한다며 비판했고, 99석을 얻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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