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집단 전면 휴진을 예고했다. 과거 의사 집단 행동의 경우 개원의들의 휴진 참여율은 미미했지만, 이번 집단 휴진의 경우 의대 교수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의협보다 하루 앞선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고, ‘빅5’ 병원 의대 교수들도 의협의 방침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의협은 18일 하루 전면 휴진을 예고하면서 의사들의 집단 휴진 참여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휴진 참여율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의대 교수와 봉직의·개원의 등이 전체 의료계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정부는 참여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협은 대규모 휴진을 경고하고 있다. 의협이 의사 회원 11만1861명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관해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7만800명이 참여했다고, 이 가운데 90.6%(6만4139명)가 의협의 투쟁을 지지했다. 또 73.5%(5만2015명)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투표 참여도는 의협이 과거 총파업 투표를 벌였을 때와 비교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그동안 투쟁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 중 가장 압도적인 투표율과 지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얼마나 많은 병의원이 실제로 문을 닫고 휴진할지는 미지수다. 2020년 의대 증원을 저지하는 의협의 총파업 당시 개원의의 휴진율은 10% 미만으로, 전공의 70% 상당이 집단행동에 참여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정부는 이러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실제 휴진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기존의 의료계에서 집단휴진 결정을 내린 적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주 미미했던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의정 갈등 속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단체가 오는 18일 집단휴진을 앞둔 가운데 10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 |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이 넉 달째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만큼 2020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협이 총파업을 선언하기도 전에 이미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으로 전면 휴진을 예고하는 등 교수 사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의협보다 하루 앞선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 분야를 제외하고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교수 단체 역시 의협 결정에 따라 18일에 휴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2020년 파업과는 달랐듯 교수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며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협을 포함해 의대 교수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집단 휴진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전 실장은 “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형식에 상관없이 대화하기 위해 의료계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고, 회신이 오는 대로 즉시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