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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전체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열린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주최 휴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오는 17일부터 의대 교수 등 의료진이 총파업에 나서는 것에 대해 의사들을 엄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오는 17일부터 전면 휴진을 선언했고, 대한의사협회측은 오는 18일 개원의를 포함한 전체 의료진의 하루 휴진을 공언한 바 있다.
12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연합회)는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료계에게 전면 휴직, 총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연합회에는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폐암환우회등 6개 단체가 속해있다. 이들은 “의사들은 100일 넘게 지속된 의료공백으로 중증, 응급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행동을 해 많은 환자들이 죽음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즉각 의료현장으로 복귀하고, 정부·환자단체·의료계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전공의 사직 등을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최근 정부에게 환자단체가 요구사항을 전달한 적은 있지만 논의한 바는 없다고 한다. 의료계가 대화를 제안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환자단체는 당장 다음주인 17일 휴진을 결정한 서울대 의대 교수들에게 휴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김성주 회장은 “환자생명과 불법 전공의 처벌불가 요구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는 가치냐”며 “집단휴직으로 중증질환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에게는 “사직한 교수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새로운 교수를 임용해 환자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외국인 의사제도를 적극 검토해 장기화된 환자들의 고통을 해소할 수 있게 실효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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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전체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열린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주최 휴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 회장은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을 혼란 속에 빠뜨리고 무정부주의를 주장하는 의사 집단을 정부는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엄중한 법의 잣대로 심판해달라”고 촉구했다.
변인영 한국췌장암환우회 회장은 “무기한 전면 휴진하는 서울대 병원 교수님들은 4기 환자들을 호스피스로 내몰고, 긴급한 시술을 2차병원으로 미루고, 항암을 연기하고, 수술을 미뤘다”며 “중증질환자들은 오늘 하루의 치료에 향후 병의 경과와 생명이 직결돼 있다. 무엇이 생명의 가치를 넘어서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환자단체는 “환우들이 왜 의료법을 위반하고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들을 고소, 고발하지 않냐고 전화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고소·고발을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만약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얘기를 하면 (단체 차원에서) 검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실효성이 없어 환자에게 도움되지 못했다”며 “또다시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이 아무것도 못 하고 고통받지 않게 강제성과 (의사들의)책임, 처벌 규정이 포함된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세 곳에 소속된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정원 정책에 반발,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