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 담당 경찰 A씨. [SBS 보도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이 속속 공개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 피해 여중생을 조사했던 담당 경찰로 추정되는 A씨의 신상도 공개됐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피해 여중생에게 "네가 먼저 꼬리쳤지?"라며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고 있다.
13일 유튜브에는 전 울산 남부경찰서 강력 1팀장 A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엔 A씨의 실명과 얼굴, 근황 등 개인정보가 담겼다.
A씨는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을 거쳐 지능범죄수사대장을 끝으로 2016년 정년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프로 킥복싱 단체를 설립하고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해왔지만, 최근에는 채널에 게시된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당시 '신분을 보호해달라'는 피해자의 요청에도 언론에 사건 경위와 피해자의 신원을 노출했다.
또 대면조사에도 여경 대신 남성 경찰관이 들어왔고, 심문을 맡은 경찰관은 "네가 먼저 꼬리친 것 아니냐", "네가 밀양 물을 다 흐려 놓았다", "가해자들은 미래에 밀양을 이끌어 갈 사람"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A씨가 당시 피해 여중생에게 폭언을 한 경찰관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월 발생했다. 당시 울산의 한 중학교에 재학중이던 여중생이 인터넷에서 알게 된 고교생 박모 군을 만나러 밀양에 갔다가 박군의 선·후배 고교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또 그 모습을 캠코더와 휴대전화로 촬영해 협박했다. 1년 간 이어진 범행에 가담한 밀양 고교생은 무려 44명에 달했다.
하지만 집단 성폭행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가해 학생 44명 중 단 1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들에 대한 폭로전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돼 사이버 테러를 당하는 등 피해가 잇따라 무분별한 신상공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