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이 지난 3월 14일 오후 신세계 남산 트리니티홀에서 열린 '파트너스데이'에서 신규 브랜드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다. [쓱닷컴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인 SSG닷컴의 지분 30%를 국내 증권사를 통해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함께 외부 재무투자자(FI)들이 보유한 SSG닷컴 보통주 131만6492주를 매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지분은 현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이 갖고 있다. 인수 검토가는 1조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달 초 이 FI와 합의해 해당 지분 30%를 제3자에 팔아 투자금을 FI 측에 돌려주기로 한 상황이다. 거금의 SSG닷컴 지분을 누가 살지가 시장의 관심사였다. 이 가운데 국내 대형 증권사 ‘연합’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재 검토하는 안은 여러 증권사를 통한 ‘대출’과 유사한 구조로 전해졌다. 신세계가 증권사 측 자금으로 지분을 매입하는 대신 일종의 이자를 지급하고 인수로 인한 리스크를 나누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들은 ‘총주식스와프(TRS)’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TRS는 증거금을 담보로 주식을 대신 매입하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파생금융거래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거래가 성사되면 증권사가 연 6∼7%의 수수료 수입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해당 안을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복수의 대형 증권사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 측은 "FI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의 신규 매수자를 찾기 위해 관심을 보이는 복수의 투자자 후보군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신규 투자자나 투자 조건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한편 어피니티와 BRV캐피털은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SSG닷컴에 1조원을 투자하고 지분 30%를 갖게 됐다. 당시 해당 FI들은 신세계 측과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 계약을 맺었는데, SSG닷컴의 총거래액(GMV)이 일정 수준을 못 넘거나 상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세계가 웃돈을 주고 지분을 되사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갈등이 발생했다.
이는 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면서 FI들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진 영향이다. FI들은 지난달 1일부터 풋옵션 권리 행사가 가능해졌다. 신세계는 이달 초 FI들과 합의해 제3자 지분 매도로 투자금 문제를 해결키로 하고 풋옵션 효력을 소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