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5억 요구”…애들 때린 코치는 손흥민 ‘친형’이었다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연합 자료]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고소 사건에 연루된 코치 2명 중 한명은 손흥민 선수의 친형인 손흥윤 수석코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군 측은 합의금으로 5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A군이 인천 동부해바라기센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손 감독 부자를 포함한 코치진은 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선수들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폭언과 욕설·폭행을 가했다.

특히 손흥윤 수석코치는 A군에게 욕설을 하고 체벌을 가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아이들에게 가한 학대 내용이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A군에 따르면,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월 9일에 손흥윤 수석코치는 A군을 비롯한 4명의 아이들에게 폭행을 가했다. 당시 제한시간 안에 골대 사이를 반복해 뛰는 훈련 중 코치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엎드리게 한 뒤 코너킥 봉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구타했다는 것이다.

A군은 “(손흥윤 코치가) 못 들어오면 맞는다 했는데, 장난으로 하신 말인 줄 알았는데 네 명이 맞았다”고 진술했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웃으면서 허벅지에 멍이 든 A군에게 “너는 잘못 때렸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A군은 구타로 인해 허벅지에 피멍이 들었고, 같이 구타 당한 다른 아동은 한동안 걷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과 코치진들을 고소한 아카데미 소속 아동의 진술서. [연합]

또 진술에 따르면, 손 감독은 아이들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A군은 손 감독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X새끼 완전 또라이네” 등의 폭언을 반복했다고 진술했다. 또 훈련 도중 실수한 A군의 목을 잡고 “잘 살피라고 X새끼야”라고 말했으며 “너 한번만 더 하면 진짜 짐 싸서 너 집에 보낼거야. X새끼야” 등 강압적인 태도로 욕설을 반복했다고 했다.

손 감독에게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A군 측은 “손 감독 측 변호사가 수천만원 상당의 합의금과 함께 기사화 금지, 처벌불원서 작성, 축구협회 징계요구 금지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며 “화가 나서 합의를 거절했더니 합의금 액수를 올리며 반복해서 합의를 종용해 홧김에 ‘정 합의하고 싶으면 5억원을 가져와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A군 측은 “교육을 위해 어느 정도 무섭게 훈련하는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아이에게 ‘죽여버려’ 등의 폭언과 정도가 심한 폭력은 학대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손 감독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 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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