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성장 지속” 질주하는 인도 경제 [Hello India]

인도 뭄바이 금융 업무 지구 전경 [로이터]

14억 인구를 거느린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8.2%로 주요 경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젊고 저렴한 노동력을 무기로 제조업과 인프라를 적극 육성해 2027년엔 미국·중국에 이은 세계 3대 경제대국(G3)으로 도약한다는 게 인도의 포부다.

인도 경제전문지 파이낸셜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샤크티칸타 다스 인도준비은행(RBI) 총재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인도가 연간 국내총생산(GDP) 8%대 성장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5면

인도의 GDP는 최근 3년 동안 정부 개혁에 힘입어 연평균 8.3% 증가했다. 다스 총재는 상품서비스세(GST), 지불 불능 및 파산법(IBC), 유연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목표 설정 도입 등이 큰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산지브 산얄 인도 총리 경제자문회의(EAC-PM) 위원은 인도가 내년에 4조달러 규모의 경제국으로 성장해 일본으로부터 세계 4위 경제국의 자리를 빼앗고, 2027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세계경제전망’에서 내놓은 예측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다.

최근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 역시 “내년 초나 이르면 올해라도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며 “2년 안에 독일을 넘어설 것이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라는 목표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 경제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경제는 거의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 상태다.

IMF에 따르면 2014년 세계 10위였던 인도의 GDP는 지난해 3조7000억달러(약 5132조원)를 기록하며 세계 5위로 상승했다. 9년 동안 무려 83%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인도는 세계 1위 인구로 나라 자체가 거대한 시장임과 동시에 저렴한 노동력이 풍부하다. 유엔(UN)은 지난해 인도 인구가 14억2578만명으로 중국 인구를 추월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 인구는 2050년까지 16억6000만명으로 늘어나는 반면, 중국은 13억170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유엔은 전망했다. 젊고 풍부한 노동력은 성장 잠재력으로 꼽힌다.

인구의 산업 구조도 농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화했다. 인도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7%로 떨어지고, 서비스업 비중은 48.4%로 늘었다.

2022년 한 해에만 6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인도를 방문했다. 세계여행관광위원회(WTTC)는 관광이 인도 GDP의 5.9%를 창출했다고 추산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세계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인도는 중국을 대신해 주요 제조업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멜리사앤더그 등 다국적 소매기업들이 중국 공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로 인도 공장으로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일본, 한국, 대만, 중국과 최근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제조업 붐이 일어 경제를 성장시킨 것처럼 인도의 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2026년 전자제품 제조 3000억달러(약 416조원)’ 로드맵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반도체 시장이 1100억달러(약 153조원), 자동차 시장이 3000억달러(약 416조원), 전기차 시장이 206억달러(약 2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3연임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제조업 육성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앞세워 글로벌 주요 기업의 제조 기업을 유치, 인도를 세계 제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반면, 인도는 주요 경제국들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며 글로벌 대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도로, 항만, 공항, 철도 부문의 대규모 인프라 개선도 경기 부양 효과를 내고 있다. CNN에 따르면 올해 인도 연방정부 예산에서만 1340억달러(약 186조원)가 경기 확장을 촉진하기 위한 자본적지출에 책정됐다.

인도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고속도로를 약 5만5000㎞ 확충했는데, 이는 이전보다 60% 늘어난 규모다. 이러한 인프라 개발은 일자리 창출과 사업 편의성 향상 등 경제에 많은 이점을 가져온다.

CNN은 “인도는 21세기 경제 강국이 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성장을 추구하는 투자자와 소비 브랜드, 공급망 위험을 줄이려는 제조업체들에게 중국을 대신해 실질적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거대 시장을 보고 인도를 향하는 해외 투자도 늘고 있다. 인도산업협회는 인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025년 1200억~1600억달러(약 166~2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주식시장은 지난 14일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조달러(약 6932조원)를 돌파하며 미국,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 5대 증시로 발돋움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인도를 향후 10년간 주요 투자처로 꼽고 있다. 영국 헤지펀드 마샬웨이스는 인도를 미국에 이은 순매수 2위 투자 지역으로 선택했고,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의 자회사도 인도를 최고의 신흥시장으로 평가했다.

RBI에 따르면 인도의 대외채무는 올해 3월 말 기준 6638억달러(약 920조원)로 전년 대비 397억달러(6%) 증가했다. 대외채무에는 대출, 통화 및 예금, 무역 신용 및 선급금, 채권 등이 포함된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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