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충남 ‘극한호우’에…승강기 갇힌 男 사망

충남 금산군 진산면 일대가 10일 새벽 내린 강한 비로 침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0일 새벽 전북과 충남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 쏟아진 가운데 충남 논산의 한 오피스텔 승강기가 지하에서 침수돼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가 침수돼 그 안에 갇힌 남성이 숨졌다.

해당 건물은 지하 1층까지 물에 잠겨 있었던 상황이었다.

소방 당국은 '살려 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 배수 작업을 벌이고 구조에 나섰으나 오전 6시께 승강기 안에서 남성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지난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북부와 강원 북부만 많은 비를 피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호우가 내렸다. 특히 충남과 전북에서는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졌다.

충남 서천군 서천읍 일대 도로가 10일 새벽 내린 강한 비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

전북 군산(내흥동)은 10일 오전 1시 42분부터 오전 2시 42분까지 1시간 동안 131.7㎜의 비가 내렸다. 군산 연 강수량(1246㎜)의 10%가 넘는 비가 불과 1시간만에 퍼부은 셈이다. 이는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기준으로 1시간 강수량 역대(1904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다.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수 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 군산 어청도엔 공식 기록은 아닌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값이지만, 9일 오후 11시 51분부터 1시간 동안 146.0㎜가 내렸다. 기상청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로 추정된다.

일 최대 1시간 강수량이 100㎜를 넘은 지역을 보면, 전북 익산(함라면·125.5㎜), 충남 서천(111.5㎜), 부여(106.0㎜) 등 모두 5곳이나 됐다.

또 지난 8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익산(함라면) 309.0㎜, 충남 서천 287.0㎜, 군산 268.3㎜, 대구 253.8㎜, 경북 영천 245.8㎜, 전북 장수 238.0㎜, 충남 금산 227.2㎜ 등 만 이틀이 안 되는 시간에 200㎜ 넘는 비가 쏟아진 곳이 수두룩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