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중·장기 미래비전 및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LG전자가 ‘가전 명가(名家)’에서 더 나아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대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구독 ·AI홈 등 신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조주완 CEO의 진두지휘 하에 체질 개선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2030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Non-HW(무형·비하드웨어 부문) ▷B2B(기업간거래) ▷신사업(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간 매출을 2030년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조주완 CEO는 “앞으로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며 가전 사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부터 약 1년이 지난 현재 구독 및 AI홈, 콘텐츠 등 주요 분야에서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기준 총 23종의 제품을 구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우선, 구독이 매출액 1조원을 넘기며 새로운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랐다. LG전자는 최근 지난해 구독 매출이 1조 1341억원을 기록했다고 처음 공개했다. LG전자는 이달 기준 총 23종의 제품을 구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수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가습기 등 생활 가전뿐 아니라 환기시스템도 구독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AI 클로이 로봇도 구독이 가능하도록 해 B2B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구독 시장은 아직 삼성전자가 진출하지 않아 LG전자가 차별화를 제공할 수 있는 포인트로 꼽힌다. 지난달 LG 베스트샵에서 판매된 LG전자 주요 제품의 구독 비중은 36.2%에 달한다.
LG전자는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앳홈(Athom)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전기차 충전 업체 애플망고(현재 하이비차저)를 인수한 이후 약 2년 만의 인수합병(M&A)이다.
LG전자가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AI홈에서 에어컨, TV, 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과 IoT기기가 연결된 모습. [LG전자 제공] |
앳홈 인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으로의 전환을 위한 초석으로 분석된다. 2014년 설립된 앳홈은 폭넓은 글로벌 가전 브랜드들에 개방돼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 기기를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등으로 연결하고 제어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Homey)’를 운영하고 있는데 필립스, 이케아 등 가전 브랜드가 앳홈이 운영하는 호미 앱스토어에 1000여 개 앱을 등록한 상태다. LG전자는 앳홈 인수를 통해 더 폭넓은 스마트홈 데이터와 생태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전세계 웹(web)OS 광고·콘텐츠 사업도 LG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웹OS의 핵심 서비스인 LG채널 사용자수는 전세계 50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28개국에 3500개 이상의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웹OS 광고·콘텐츠 사업은 TV 판매 후에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 취향에 맞춘 맞춤형 광고로 일반 광고 보다 단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웹OS 광고·콘텐츠 사업은 지난해 매출 74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LG전자는 웹OS 사업 영역을 TV에서 I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21조7900억원, 영업이익 1조1961억원을 달성했다. 모두 역대 2분기 실적 중 최대다. LG전자 측은 “미래 지향적 구조로 변화하려는 사업 체질 개선과 사업 방식의 변화 노력이 호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