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1차 핵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 제2차 준비위원회 계기로 프랑스 외교부와 공동으로 북핵 문제 관련 부대행사를 개최했다. [외교부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들이 모인 회의에서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NPT 기탁국인 러시아측에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군축회의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차 NPT 평가회의 2차 준비위원회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우려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윤 차석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북한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해산되고, 북러 신조약에 원자력 협력 분야가 포함된 점을 거론하며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력 강화 지원 조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NPT 기탁국인 러시아가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한 조처와 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과 프랑스 외교부는 이번 NPT 준비위원회를 계기로 북핵 문제 관련 부대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정부 대표단, 학계, 국제기구 관계자 70여명이 모인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이 NPT 가입 후 핵무기를 개발하고 탈퇴를 선언한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로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초석인 NPT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 차석대사는 “북핵위기의 발단은 다름 아닌 NPT 위반이었다”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NPT 복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NPT 준비위원회 기간 프랑스, 미국, 영국 등 우방국과 함께 북핵 문제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 북한의 NPT 및 IAEA 안전조치에의 복귀와 의무 준수 재개 및 CVID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191개 NPT 회원국은 핵무기 확산 억제를 위해 1968년 채택된 NPT의 이행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평가회의를 통상 5년마다 개최한다. 이번 준비위원회는 2026년 열리는 제11차 평가회의를 위해 개최됐다.
북한은 소련의 권고로 1985년 NPT에 가입했다. NPT 규정은 조약체결 18개월 이내에 IAEA의 ‘안전담보협정’에 서명하고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북한은 이 의무를 미루다가 1992년 1월 IAEA와 협정을 체결했으나 1993년 한미 공동훈련과 국제사회의 사찰 요구를 거절하며 NPT 탈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