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향해 “방통위를 빵통위로 전락시킬 속셈이 아니라면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을 비롯한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카의 여왕에게 방통위원장이 웬말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가 역사인식, 언론관, 도덕성, 전문성 등 모든 면에서 방송통신위원장직은 물론이고 어떤 공직에도 부적합한 인사라는 것이 인사청문회에서 확인됐다”며 “이 후보자는 청문회가 진행되는 내내 불성실함을 넘어 국회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자료제출 거부를 통한 은폐시도, 시도 때도 없는 말 뒤집기, 위증과 궤변 그리고 선택적 답변으로 국회를 우롱하고 국민을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식보유 및 거래 내역, 외환거래 내역, 가상재산 보유 내역 등 기본 검증 대상 중 미제출 자료가 수백 건”이라며 “청문위원들의 거듭된 요구에 후보자 본인이 제출하겠다고 약속까지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본인이 먼저 제출하겠다고 말한 자료들조차 여당에만 제출됐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선서문을 전달한 뒤 인사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가려는 이 후보자를 다시 불러 귀에 대고 |
이들은 “그래서 야당 청문위원들은 부득이하게 사흘 인사청문회라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결단하게 됐다”며 “사실상 유일하게 제출된 자료였던 MBC 및 대전MBC 재직시절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는 사치와 허영의 인생이 투영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MBC 본사에서 고위 간부와 임원으로 재직하며 약 4억 3000만원, 대전MBC 사장 시절 약 1억 4000만원 등 약 8년 간 6억원 가까운 회삿돈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며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더 충격적이다. 특급호텔, 백화점과 고급식당, 골프장 등에서 사용한 고액 결제 규모가 2억 3000만원이고, 단 몇 1000원 짜리 소액 결제 건수도 300건이 넘는다. 사치스럽게 긁었고 치졸하게 챙겼다”고 거듭 비판했다.
아울러 “크리스마스나 추석 연휴에 집주변에서 4000원을 결제하는 등 사실상 금지되는 집주변 결제나 휴일 결제도 수두룩했다”며 “심지어 대전MBC에서 퇴임하는 날까지도 서울 자택과 대전 관사 인근 제과점에서 97만원치 빵을 샀다. 퇴임 이후까지 챙긴 것인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납득할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이뿐만이 아니다. 평소에 후보자가 좋아한다던 와인에도 법인카드가 사용됐다”며 “와인식당과 주류매장 등에서의 법인카드 결제 규모가 약 1500만원”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고 문제로 지적되자 ‘중상모략’, ‘희화화’라며 야당 청문위원들을 폄훼하고, 특히, 5·18 비하 관련 사과 요구에는 “손가락 운동에 신경 쓰겠다”라고 조롱하듯 답변했다”며 “대전 유명 빵집 결제에 대해 사실이 들통나자 급하게 말을 바꾸기도 했고,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는 제출하지 않은 채 ‘법인카드는 영업을 위해 썼다’는 앵무새 같은 답변만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부적격인사임이 확인됐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법인카드 사적유용에 대한 고발은 물론이고 청문회에서의 위증에 대해서도 끝까지 법적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아울러 “사퇴 사유는 이미 차고 넘친다. 무자격, 무능력한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