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中, 러에 무기 안 판다고 재확인…우리 주권 지지 신호” 주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재단에서 연설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흘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찾았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상연설 중 "중국을 방문 중인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 장관이 회담 결과를 보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지지한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로 "확실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시 주석과 언제 통화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방은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는 움직임의 중국이 무기를 팔지 않더라도 기술이나 무기에 쓸 수 있는 이중용도 물품 등을 제공하는 식으로 사실상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다고 의심 중이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제1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앞둔 지난달 초 중국이 러시아를 도와 평화회의를 방해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쿨레바 장관은 24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에게 러시아와 대화·협상 의지를 전하며 자국이 내세우는 '평화공식' 이행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성실한 협상을 준비한다면 우크라이나도 협상에 참여할 수 있지만, 현재로는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집권 중 대화할 준비가 됐느냐는 말에 "러시아는 일반적으로 협상 절차에 개방적"이라며 "우선 우리는 우크라이나 측이 얼마나 준비됐는지, 우크라이나 측이 조종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허락을 받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정권이 미국 등 서방의 조종을 받는다고 주장 중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지 않고 법적 근거 없이 임기를 연장했다며 그의 통치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도 지적해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상할 수 있는지, 그런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지 물음에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적 관점에서 이 문제는 의제이지만, 현실적 관점에서 우리는 협상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개방적이다. 따라서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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