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3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AB자산운용 하반기 글로벌 주식·채권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31일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미국 대형 기술주의 '쏠림 현상'이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내년까지 주식시장은 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AB자산운용 하반기 글로벌 주식·채권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소수 종목 집중 현상이 일어난 다음에는 항상 역사적으로 정상화(완화)가 진행됐다"며 이같은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된 시장 쏠림 현상 이후에는 정상화가 장기간 이뤄질 것"이라며 "이 정상화 시기에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랠리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고 조정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기술주 쏠림 완화로 촉발된 조정장세가 시장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선 "(내년까지) 랠리가 기반이 되는 시장의 정상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선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 실적의 전반적인 반등세가 예상되는 등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개선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침체에 빠져들 확률보다는 둔화가 있더라도 약한 정도에 그치거나 연착륙조차 있지 않은 강한 경기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대표되는 7개 종목을 제외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내 나머지 493개 종목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많이 낮아졌다며 M7 이외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우량 성장주에 투자를 하는 것이 올해 하반기나 앞으로 내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헬스케어 업종을 최선호 업종으로 꼽았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첫 인하 이후에도 정책금리는 한동안 과거 초저금리 시절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으나, 이것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매니저는 "과거 100년 역사를 들여다보면 사실 대부분의 기간이 물가상승률 2∼4%였던 때였다"면서 "초저금리 환경은 이례적이었고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이 환경이 어떻게 보면 더 정상적인 환경"이라고 부연했다.
채권 부문을 맡고 있는 유재홍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전히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현금보다 채권을 들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유 매니저는 "자본차익 기대를 얻을 수 있고 지금 현재의 금리를 어느 정도 고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만약 국채에 투자한다면 단기채보다는 듀레이션을 길게 가져가는 게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선 어느 쪽이 승기를 잡든 미국의 재정 적자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재정 적자는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발행 대비 수요가 많고 내년 신규 발행 물량은 단기 또는 중기물로 집중되지 않을까 싶다"며 "단기적인 마찰 요인은 될 수 있지만 6조 달러가 넘는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이 국채에 대한 수요로 이어져 시장에서 잘 소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