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이란 및 주변 친 이란 세력 사이의 중첩된 갈등으로 확전 우려가 커진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을 증파한다.
2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 파견하고, 중동에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기 위해 핵추진 항모인 에이브러햄링컨호 타격 전단의 출격을 명령했다.
에이브러햄링컨호 전단은 현지에서 작전 중인 시어도어루스벨트호 전단의 임무를 이어받는다.
미 국방부는 지상 기반 탄도 미사일 방어 전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미군의 중동 전력 증강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간 공방에 더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최근 이란 영토 안에서 암살당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는 등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커진 상황에 대응하는 조치다.
앞서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이 역내 미군 보호 및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위해 다수의 군 태세 이동(force posture move)을 지시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군은 지난 4월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기 전 현지 전력 배치를 강화한 바 있는데, 약 4개월만에 추가적인 전력 배치에 나선 것이다.
현지 미군과 중동의 '맹방'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동시에 친이란 세력의 대대적인 공세를 억지함으로써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동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비화하는 상황을 예방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반 이스라엘 세력에 의한 중동 지역에서의 탄도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 전력 추가 배치 문제를 논의했다.
이어 오스틴 장관은 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동 지역 전력 증파 구상을 설명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통화에서 추가적인 중동 긴장 고조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며, 중동 지역의 모든 국가들이 가자전쟁 휴전과 인질석방 합의 도출 등을 통한 긴장 완화로부터 혜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