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몬태나주 보즈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문제를 두고 두 대선 후보가 대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일 연준 개입을 예고한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은 네바다 주에서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이며 대통령으로서 연준이 하는 결정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뉴욕증시가 급락한 원인으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일부 격변이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안정된 것 같다”며 “연준이 다음에 어떤 결정을 하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해리스 발언을 반박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밴스 의원은 다음날인 11일 CNN에서 “대통령이 연준의 기준 금리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엄청난 변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통화 정책에 대해 더 많은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결정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UNLV 캠퍼스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 참석했다. [로이터] |
앞서 지난 8일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최소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비판 받은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고하는 것을 포함하여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연준 의장 후보는 트럼프와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협의하도록 요구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며 “해당 주장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도 놀랐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연준을 이끄는 의장과 6명의 이사회 이사를 임명할 수 있다.
두 후보의 입장이 엇갈린 이유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8회 연속 동결하고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원하지만 자신이 당선된 후에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민주당에게 정치적 혜택이 될 것이라고 암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