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시안(Bayesian) 호 자료사진. [SuperYachtFanⓒ]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19일(현지시간) 오전 4시께 이탈리아 시칠리 앞바다에서 발생한 요트 침몰 사고로 ‘영국의 빌 게이츠’라고 불리는 IT 기업인을 비롯해 6명이 실종되고 1명이 숨졌다. 지중해 해수면 온도 상승이 불러온 폭풍우에 호화 요트가 침몰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AP통신과 영국 스카잇뉴스 등 외신들은 길이 56m 호화 요트인 베이시안이 강한 폭풍으로 인해 침몰했으며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으나 기상 악화가 예상돼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베이시안호 선상파티를 기획한 영국의 IT재벌 마이크 린치. [로이터=연합] |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요트는 포르티첼로 인근 앞바다에서 발생한 물기둥에 75m 길이의 돛대가 부러지면서 균형을 잃고 침몰했다. 요트에서 조명탄을 긴급 발사했으나 인근 선박들이 접근했을 때는 이미 요트가 침몰한 뒤였다.
침몰한 요트에는 당시 승객 12명과 승무원 1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파도에 휩쓸린 일부 생존자들은 사고 지역 인근에 있던 네덜란드 선박에 의해 구조됐다. 15명이 구조됐으나 1명이 숨지고 6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사망자는 선상 요리사인 리카르도 토마스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 실종자 중에는 영국 IT기업인으로 첫 IT 억만장자가 된 마이크 린치와 18세 딸이 포함됐다. 현재까지 여섯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린치의 아내 안젤라 바카레스는 구조돼 팔레르모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생존자 중에는 한 살배기 아기도 포함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심해 잠수부들이 입수하는 모습. [로이터=연합] |
생존자들에 따르면 이날 요트 파티는 린치의 무죄 판결을 기념해 법률회사와 린치의 인보크 캐피털 측 인사들이 초대된 자리였다. 린치는 2011년에는 오토노미가 미국 HP(휴렛팩커드)에 110억 달러(약 14조7000억원)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오토노미의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아 미국에서 금융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에 1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받다가 올해 6월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침몰한 선체는 영국 국기를 단 바이에시안호다. 바이에시안호는 알루미늄으로 건조돼 최고 속도는 15노트(시속 28㎞)로 최대 승객 12명, 승무원 1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사고 시각 인근 지역 CCTV에 찍힌 당시 폭풍우 상황. 화분과 의자 등이 강풍에 쓰러진 모습. [텔레그래프] |
전문가들은 사고 당시 포르티첼로 연안에는 폭풍우가 몰아친 상황에 대해 지중해 이상기온 현상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학자 루카 메르칼리는 “시칠리아 주변의 해수면 온도는 30도로 평상시보다 거의 3도나 높았다”며 “이는 엄청난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며 강력한 폭풍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