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들롱과 그의 마지막 반려견 루보. [게티이미지,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최근 88세 나이로 별세한 프랑스 유명 배우 알랭 들롱이 생전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을 안락사 해 함께 묻어주길 바란다고 했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알랭 들롱의 유가족들은 그의 반려견 ‘루보’를 함께 묻어 달라 했던 들롱의 바람을 물리쳤다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8일 프랑스 중부 두쉬의 사유지에서 임종을 맞은 들롱은 10살 된 벨기에 말리누종 ‘루보’를 죽여 자신과 함께 묻어주길 바란다는 소원을 밝힌 바 있다.
알랭 들롱이 마지막에 키우던 벨기에 말리누종 ‘루보’. [아누슈카 들롱 인스타그램 갈무리] |
들롱은 루보를 2014년 보호소에서 입양해 키웠다.
2018년 프랑스 현지 잡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들롱은 루보에 대해 “내 인생의 마지막 개다. 난 그를 아이처럼 사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먼저 죽으면 수의사에게 우리를 함께 데려가 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내 팔에 안긴 채 안락사될 것”이라면서 “그가 내 무덤 위에서 큰 고통을 겪으며 죽음을 택할 걸 아느니 그게 낫다”고 말했다.
들롱은 생전 반려견을 50마리 가량 키웠으며, 자택 인근에 최소 35마리의 반려견 유해를 안치한 무덤을 마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랭 들롱과 딸 아누슈카. [아누슈카 들롱 인스타그램 갈무리] |
당시 동물보호단체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반발을 불렀고, 이번 들롱 별세 소식과 함께 루보 신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프랑스 동물보호협회(SPA)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물의 생명이 인간에 좌우되어선 안 된다. SPA는 기꺼이 그의 개를 데려가 (새) 가족을 찾아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인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들롱의 딸 아누슈카에게서 루보를 안락사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알랭 들롱이 생전에 반려견을 안고 있는 모습. 그는 생전에 50마리의 반려견을 키웠고, 자택 인근에 최소 35마리의 반려견 유해를 안치한 무덤을 만들기도 했다. [AP] |
재단 대변인은 “막 아누슈카 들롱과 통화했고 그는 루보가 가족의 일부이며 계속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개는 안락사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들롱의 세 자녀는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성명에서도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 루보는 아버지의 별세를 발표하게 되어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루보의 이름을 자신들과 함께 언급한 바 있다
세기의 미남 배우로 꼽히는 들롱은 ‘태양은 가득히’(1960),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사무라이’(1967) 등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투병 생활을 해오다 지난 18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