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엔제리너스’ 어디로 갔을까? [언박싱]

엔제리너스 수유역점. [롯데GRS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의 매장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매출이 부진한 매장은 정리하고, 기존 매장의 리브랜딩을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매장 수는 10년 전 대비 반토막이 났다. 2014년 900여 개에 달했던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300여 개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규모가 큰 수도권 내 주요 매장은 잇달아 철수를 택했다. 서울에서는 최근 신림역 3번 출구 앞에 있던 3층 규모 매장이 문을 닫았다. 해당 자리에는 경쟁 업체인 더벤티가 입점했다.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2층 규모로 운영하던 엔제리너스 강남역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경기에서는 서현역과 수원시청역 근방에 있던 분당 서현점·수원 인계점이, 인천에서는 롯데백화점 내 인천터미널점이 폐점했다. 지방에서는 매장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롯데GRS는 엔제리너스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줄어든 점포 수도 운영 효율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는 경쟁 커피 프랜차이즈와 대비된다.

통계청이 조사한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22년 말 기준 10만729개로 10만개를 돌파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커피 업종 가맹점 수는 2만6000개로 집계됐다. 커피 브랜드는 886개로, 치킨 프랜차이즈(669개)보다 많다.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25년 동안 매장을 1900개 넘게 늘리며 성장했다. 이디야커피,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중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은 3000개를 웃돈다.

한편 롯데GRS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6% 성장한 2450억원, 영업이익은 364.4% 증가한 105억원이었다. 롯데리아 등 주요 브랜드의 성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대외 변수로 하반기 사업이 불확실한 가운데 엔제리너스 등 브랜드의 효율성 제고는 필수가 됐다.

롯데GRS 관계자는 “상권 변화에 따라 이전하거나 가맹점 계약 만료, 매출 부진에 의한 매장 정리 등으로 폐점 수가 증가했다”며 “기존 엔제리너스 매장들은 베이커리를 활성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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