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생후 4개월 아기를 돌보다 숨지게 한 40대 아빠가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빠는 아이를 보다 실수로 한 번 떨어뜨렸다 주장하지만, 아이에게서는 아동학대에서 나타나는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 증상이 의심된다는 의료인의 소견이 나와 공방이 일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40대 아빠 A 씨의 재판을 하고 있다.
A 씨는 2022년 11월 17일 대전 중구 선화동 집에서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돌보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원으로 이송된 아이의 상태를 본 주치의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아이 엄마가 잠시 집 밖에 나간 사이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다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혐의는 당초 '아동학대치상'이었지만, 아이가 치료를 받다 숨지면서 '아동학대치사'로 바뀌었다.
최근 열린 A 씨의 두 번째 공판에는 숨진 아이가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당시 치료한 주치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주치의는 "입원 당시 자가 호흡이 없고 뇌 손상이 심각한 상태였다"며 "뇌 CT 사진에서 확인된 출혈 양상이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으로 확인됐다. 뇌 손상이 심해 눈 뒤 출혈도 동반됐다"고 말했다.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은 목을 가누지 못하는 어린 영아의 목을 과도하게 흔들어 출혈을 동반하는 심각한 뇌 손상을 불러오는 것을 의미한다.
주치의는 숨진 아이 머리 여러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출혈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머리 양쪽 뇌를 둘러싼 얇은 막 주변으로 48시간 이내 발생한 급성 출혈, 48시간∼2주 이내 아급성(급성과 만성의 중간) 출혈, 2주가 지난 만성 출혈 등 3가지 종류의 출혈이 모두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여러 단계 출혈 흔적, 망막 출혈 동반, 골절 등이 같이 있으면 의학적으로 아동학대로 인한 손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는 소견도 밝혔다.
반면 변호인 측은 '아이를 실수로 떨어뜨렸다'는 주장 입증을 위해, 아이를 위아래로 흔들어도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지, 의사로 일하며 지금까지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 현상을 몇 번 경험했는지 등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