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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인생은 한 번뿐 →절약만이 살 길이다”
최근 청년들의 소비 트렌드가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보단 현재에 집중하는 욜로(YOLO)에서,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요노(YONO)로 소비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고, 고금리로 부채 상환 부담까지 가중되자 청년층의 경제적 지출 여력이 계속 줄어든 것이란 해석이다.
KB금융지주의 경영연구소는 최근 ‘선택과 집중의 소비 트렌드 요노’라는 보고서를 내고 “사회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의 가치관이 변하면서 식음료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요노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요노는 구두쇠처럼 현재의 모든 소비를 줄이는 절약이 아니라 필수 소비 및 충동 구매 여부 등을 심사숙고한 후 꼭 필요한 소비는 추구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지양하는, 최소한의 소비로 최대한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 방식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민간 소비가 잠시 증가하는 듯했으나, 최근 외식 산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식산업 중 욜로 트렌드를 대표했던 ‘파인다이닝’, ‘오마카세(셰프가 일임해 내놓는 일본식 코스 요리)’ 등에 대한 열기가 주춤해진 반면,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서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외식 대체재로서의 간편식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2023년 외식산업 매출지수는 1분기 86.91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이후 점차 하락해 4분기 73.67을 기록했다. 특히 주점업 매출지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인 2022년 2분기 92.04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2023년 4분기 70.06으로 외식 산업 세부 업종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출처 KB경영연구소] |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건 청년들이 더욱 살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데 비해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소득은 6470만원에서 6762만원으로 1.9%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4세의 74%, 25~29세의 44%, 30~34세의 31%, 35~39세의 29%가 월 250만원 미만의 최저임금 수준 급여를 받는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1만원을 넘겼지만 상승률은 올해 대비 1.7%에 그쳐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고금리로 인한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도 거세지고 있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2022년 1421만원에서 2023년 1671만원으로 17.6% 증가해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출처 KB경영연구소] |
식음료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자동차,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요노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의 교통 이용 통계에 따르면 버스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2020년 390만 건에서 2023년 440만 건으로 증가한 반면, 택시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2020년 76만건에서 2023년 57만건으로 약 25% 감소했다. 가계 교통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이용료가 저렴한 버스 이용객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제차를 사는 2030도 줄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3년 20~30대의 수입 신차 등록 대수는 4.8만 대로 2022년 5.9만 대 대비 17.9% 감소했고, 20~30대의 수입 신차 등록 비중 역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20%를 하회한 17.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