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vs 베이비스텝’…채권 개미 운명은 [머니페스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 금리 인하 폭을 두고 끝까지 시장 방향성이 잡히지 않고 있다. 빅컷(0.5%포인트 인하)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하) 견해가 팽팽한 상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결과에 따라 채권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커졌다. 빅컷이 이뤄진다면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베이비스텝으로 그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가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즉 인하 폭이 커질수록 가격이 많이 오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후반만 해도 금융시장에선 0.25%포인트 인하를 유력하게 봤지만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 발언 등의 영향으로 금요일인 13일에 0.5%포인트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선 0.5%포인트 인하 기대가 65%에 달하고 0.25%포인트 인하는 35%에 그친다. 1주 전 상황과는 정반대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서 이번 연준 금리 결정과 관련된 상품의 거래량이 기록적 수준으로 늘었으며, 대부분이 0.5%포인트 인하를 노리고 있다.

금리 인하 폭 확대 기대로 최근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3.52%로 내려가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이 크게 뛴 것이다.

채권 전문가인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빅컷 전망 대열에 합류했으며 연내 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건들락 CEO는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자산관리 관련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연준이 긴축 정책을 너무 오래 유지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가늠하는 '삼 법칙'(Sahm's rule)을 만든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도 고용시장 약세를 언급하며 0.5%포인트 인하에 의견을 보탰다.

빅컷이 이뤄진다면 채권시장은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베이비스텝에 그친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실제로 전문가 설문조사에선 아직 점진적 인하론이 대세다. CNBC가 펀드 매니저 등 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4%가 0.25%포인트를 예상했다. 이들은 미 경제에 관해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지금 금리가 너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0.5%포인트 인하를 바라지만 연준은 0.25%포인트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톰 사이먼즈는 "확실하지 않다면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켓워치의 브렛 아렌즈 칼럼니스트는 기고문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 성향 의원들이 제롬 파월 의장에게 0.75%포인트 인하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는데 지금 경제 상황에선 금리를 0.25%포인트 넘게 인하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들의 의견은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상=이건욱P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