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마무리 앞둔 이재명…목소리 커지는 김동연·김부겸[이런정치]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형사재판 중 첫번째 사건의 1심 변론 마무리를 앞두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와 김 전 총리는 야권 잠룡으로 평가 받아온 인사들이지만 그간 정치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 등 정치권 주요 이슈에 대한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 대표에 맞설 대권주자로서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결심(검찰의 구형 및 피고인 최후변론 등으로 변론을 마무리하는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결심 후 2~3개월 내에 선고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법조계에선 올해 안에 이 대표에 대한 첫 1심 선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현재 위증교사 혐의 사건, 대장동 등 개발비리·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재판에도 출석하고 있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8·18 전당대회에서 85%가 넘는 득표율을 얻어 당 장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대표지만, 대권주자로서는 여전히 ‘사법리스크’라는 큰 변수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이 대표의 1심 재판 결과는 ‘신삼김(新三金)’을 주축으로 한 비명(비이재명)계의 ‘이재명 일강구도’ 타파 움직임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삼김은 야권 잠룡인 김 지사와 김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묶어서 최근 정치권에서 칭하는 단어다. 22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뭉친 ‘초일회’ 역시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행보 방향을 구체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 대표와 차별성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이 대표의 대표법안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전 국민 지원이 아닌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후 지속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을 도정에 적극 영입해 대권주자로서 과거 민주당 정부의 적통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19일 광주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기념식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외연확장’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잠행을 이어가다 정치 재개를 선언한 김 전 총리는 민주당 내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금투세에 대해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 16일에는 자신의 SNS에 명절 인사와 함께 “공존의 대한민국을 위해 새로운 각오로 뛰겠다”며 적극적인 정치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전국 대학 등에서의 강연과 언론 인터뷰에 나설 예정”이라며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19일 9·19 광주 행사에 이어 20일 전남 목포에서 열리는 전남평화회의에서도 문 전 대통령과 일정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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