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732.93로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올해만 41번 최고치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전장보다 83.57포인트 오른 4만2208.22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한번 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0.25포인트 상승한 1만8074.52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에 따른 경기 전망을 낙관했다. 중국 관련 주식이 일제히 올랐고, 중국 수요 증가 전망으로 원자재 가격도 상승했다. 특히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자상거래기업들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알리바바는 7.9%, 테무의 모기업 핀둬둬(PDD)는 11.24%, JD닷컴은 13.9% 뛰었다. 중국 여행업체 트립닷컴도 8% 넘게 올랐고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는 7% 이상 상승했다. 중국 수요가 매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리치몬트도 약진했다.
국제 유가도 크게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1.19달러 오른 배럴당 71.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75.17달러로 전날보다 상승 마감했다.
전날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0.2%포인트를 인하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2개 금리를 동시에 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등이 모두 내려갈 예정이다. 경기 둔화가 이어지자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라는 부양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투자자는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이 소비자 신뢰지수에 반영됐으며, 제조업 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투자자는 대체로 부정적인 소비자 신뢰지수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CB)는 9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98.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8월과 비교했을 때 7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수치로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낙차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103.9도 5포인트 넘게 밑돌았다. 다만 경기 침체 기준인 80은 여전히 웃돌았다.
이 같은 지표에도 투자 심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강세론은 전례 없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주식 수익률이 약 7.9%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뱅가드는 전했다. 샤오 쉬 뱅가드그룹 애널리스트는 “투자자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날 증시는 엔비디아 등 일부 주식의 호재로 뉴욕증시 지수를 견인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가 엔비디아가 4분기 45만개의 블랙웰 칩을 출하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투자자의 기대심리가 엔비디아 주가에 반영됐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새로운 칩에서만 약 100억달러(13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가 주도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와 소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계속해서 용량을 확장함에 따라 (기존) H200 칩에 대한 수요도 견조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97% 상승한 120.87달러(16만757원)에 거래를 마쳐 한 달 만에 120달러 선을 회복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