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뒤에는 홍명보 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4연임을 강행할 경우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정 회장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스스로 결정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홍명보 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임명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재선임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몽규 회장에게 거취 결단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여러 지적을 통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것보다 개인이 선택하는 게 훨씬 명예롭지 않겠냐는 뜻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 정리해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지금 많은 고민과 심사숙고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올해 세 번째 임기가 끝나는데,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축구 외교 무대에 복귀하면서 4선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그러나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정 회장 치하에서 축구협회가 부조리하게 운영됐다며 정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에 유 장관은 20일 정 회장을 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 회장에게 사실상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장관은 26일 '김태헌의 정치쇼'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정 회장이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고 4연임에 나설 경우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두 번 이상 못 하게 돼 있다. 3연임 할 때도 스포츠공정위원회 허가 과정을 거쳤다"며 "이번에도 똑같이 그런 절차를 거쳐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에 '3연임, 4연임은 문제가 있으니 이 부분을 시정해달라'고 권고했다. 그 권고를 안 받아들이면 다시 한번 시정명령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선거 끝난 뒤 승인 불허 절차를 밟겠다"며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연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연임은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이 면접 절차 없이 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뭐가 됐든 정당한 절차를 통과해서 선임이 되는 것이 좋다"며 "감사를 통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됐다는 것이 확인되면 다시 공정한 절차를 밟게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야 국민, 팬들이 납득 할 것이며 홍명보 감독도 훨씬 더 정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