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세라티 뺑소니범’의 수상한 행적…직업-국내 주소 ‘아리송’

27일 오전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운전자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 30대 A씨가 광주 서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 김모(33)씨가 도주 67시간 만에 검거됐지만 관련자들에 대한 의혹이 더해지고 있다.

28일 광주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마세라티 운전자인 김모씨가 주로 태국에 거주한다는 사실만 수사로 드러났을 뿐 광주에 온 경위나 직업, 국내 주소 등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검거됐는데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가 광주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로 되어있다. 공공기관 주소지가 개인의 주민등록 주소지로 등록된 것이다.

김씨는 또 수개월 동안 태국에서 머무른 것으로 입출국 기록 분석 결과 확인됐는데 태국에 거주한 경위 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에서 김씨는 스스로 ‘무직’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달 중순 한국에 입국해 수도권에서 지인과 만나다가 사고 전날인 23일 광주에 와 사고를 냈다. 김씨는 광주가 고향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가 사고를 낸 마세라티는 친구 최모씨로부터 빌려 탄 것인데 서울의 한 법인 소유 차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법인은 경찰에 “되돌려 받지 못한 차량”이라고만 전했다.

김씨의 도주과정도 경찰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김씨는 사고 후 마세라티를 버리고 현장을 벗어났는데 또래의 도움으로 벤츠 차량으로 갈아탄 뒤 곧장 대전으로 도주했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껐고 조력자 휴대전화로 항공편을 예약해 해외 출국을 계획했다.

하지만 김씨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김씨는 해외 도피 계획을 취소하고 서울로 향했다. 김씨는 다른 조력자로부터 대포폰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폰 사용 등으로 보아 조직범죄 경력자가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경찰은 관리명단에 이들의 이름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조폭은 아니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와 조력자 1명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김씨의 정체 및 조력자와 관계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씨는 앞서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편도 4차선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마세라티를 운전하다 새벽 퇴근길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하면서 발생했다. 연인 관계였던 20대 오토바이 탑승자 2명은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중 1명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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