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혁신당 후보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고, 후보가 소유한 청담동 아파트를 부각시키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혁신당은 민주당 주장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호남에서 구태 정치 행태를 끊어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장현 혁신당 후보가 정작 군수 후보로 도전하는 전남 영광에선 ‘곁방살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 겸 전남도당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세일 후보는 본인과 가족 소유 논밭과 주택이 모두 영광에 소재한 토박이”라며 “반면 혁신당 (장현) 후보는 서울 강남 아파트를 포함 전국 각지에 임야와 대지를 보유했으나 정작 영광에는 단칸방 하나 보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 최고위원은 “서울 강남에 살다 오로지 군수 선거 출마를 위해 영광으로 전입했고, 영광군에 임차권조차 신고하지 않았는데 보증금 없는 이례적인 계약을 했거나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것”이라며 “정치자금법 위반이 의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정을 책임지겠다는 군수 후보가 정작 영광에는 자기 명의 방 한칸 없다는 건 군민을 우롱하는 행태”라며 “월세살이를 자처한 조국 대표를 보면서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뜰 생각으로 ‘곁방살이’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2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전남 영광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영광·곡성 정책 협약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
혁신당은 곧장 보도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혁신당은 “(장현 후보의) 청담동 아파트는 청약에 당첨돼 1999년부터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라며 “수도권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배우자가 실거주 중이며, 등기부등본상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유권 변동이 단 한번도 없는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즉 동 아파트는 20년 넘게 소유 중이며, 수도권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배우자가 실거주 하고 있음. 투기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영광 거주지와 관련해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료를 지급한 저택에서 거주 중”이라며 “보증금은 없고, 대신 임대료 일시지급으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후보자 재산항목에 영광거주 주택임대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을 뿐 ‘영광에 임차한 주택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전남도당은 장현 혁신당 후보를 고발하기도 했다. 당초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던 장 후보는 경선 과정에 불만을 품고 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겨 최종 후보가 됐다. 장 후보는 지난 24일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 출연해 “민주당이 경선 과정에서 불공정한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는데, 민주당 전남도당은 27일 이같은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장 후보를 고발했다.
혁신당 전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말꼬투리를 잡아 영광 재선거의 고소·고발 첫 방아쇠를 당겼다”며 “군민의 판단에 맡기지 않고 법의 영역으로 끌고간 것은 소위 장치의 과잉 사법화로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선거는 군민들이 청산하고픈 구태선거의 전형”이라며 “민주당은 민주개혁진영의 장남답게 품 넓은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렴과 민생을 이야기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시시한 고발장 만들고, 접수하는 시간에 정정당당하게 정책경쟁에 나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전남 영광군 영광읍 장현 후보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장현 후보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