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나눈 바이든-네타냐후, 이스라엘의 對이란 보복 논의 주목

조 바이드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고조로 중동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간) 전화 협의를 가졌다. 이들 정상은 중동의 얽힌 실타래를 푸는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참여한 가운데 전화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이란 갈등과 이스라엘-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충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가자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스라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탄도 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해 명확히 규탄했다.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과 관련해선 국경 지역의 레바논과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모두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외교적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한 헤즈볼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확인하는 동시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 등에서 민간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가자전쟁과 관련,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을 석방시키기 위한 외교를 재개할 시급한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나아가 향후 수일간 직접 또는 국가안보팀을 통해 긴밀한 소통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날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이는 대이란 보복 공격에 대해 두 정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소개하지 않았다. 미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있어 미국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만큼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상황을 막을 필요성을 역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통화가 약 30분간 진행됐으며, “직설적(direct)”이고 “생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AP통신이 이스라엘 총리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상대로 집중적이고 결단력 있는 작전들을 벌인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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